민주당 박홍근 “국민 납득 못할 것”
정의·민주 신경전 지속
정의당이 14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중에서도 곽상도 전 의원 등 ‘50억 클럽’에 초점을 맞춘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끈하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50억 클럽 뇌물사건' 특검법 제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의당은 여야 합의가 가능한 수사 범위를 정하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거대 양당의 특검 추천권을 제외하자는 입장이다.
그래야 정쟁은 최소화하되, 실질적인 진상규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부산저축은행 대출 비리 사건부터 들여다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까지 특검을 통해 수사하는 ‘쌍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당 협조 없이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를 우회해 본회의 상정하는 것이 요원한 터라 양당의 물밑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이날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을 공개했다.
특검 추천권은 교섭단체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아닌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비교섭단체에 주도록 했다.
대장동 사건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이 모두 연루된 의혹이 있는 만큼, 양당의 특검 추천이 이해충돌이라는 이유에서다.
법안 발의에 필요한 10명의 서명을 사전에 확보하지는 못했다.
우선 이날부터 국회 의안시스템에 게재해 다른 의원들이 서명하도록 한 뒤 발의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특검의 수사 범위보다 특검 ‘가동’이 중요하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이 대표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 가동이 중요한데, 범위를 대장동 전반으로 넓혀 놓으면 국회 합의가 굉장히 어렵다”라며 “50억 클럽은 국민의힘이 2021년도에 먼저 제기한 만큼,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과 관련해서는 우선 검찰 수사를 지켜보되, 미흡하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검찰을 향해 “검찰이 이 기회를 걷어찬다면 특검을 넘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김 여사 소환조사를 촉구했다.
 |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50억 클럽 뇌물사건' 특검법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은 정의당이 50억 클럽에만 한정한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국민은 납득하지 못한다.
곽상도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판결 또한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라고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압도적 다수 국민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한다”며 “독립적 특검을 구성, 사건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이는 민주당만의 요구가 아닌 국민이 정치권에 내린 준엄한 명령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정의당이 사실상 ‘쌍특검’에 제동을 걸면서 민주당이 당초 밝힌 2월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한 법사위 우회는 어려워졌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서는 특검법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 의석수 3분의 2 이상, 혹은 전체 재적 의원 중 3분의 2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고 법사위원인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사퇴를 조건으로 내건 탓에 법사위 내 패스트트랙 지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80석을 모아 패스트트랙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정의당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은 정의당을 계속 압박하는 동시에 물밑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정의당 특검법과 관련 “정국의 주요 현안을 놓고 같이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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