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이재명 당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다들 고민거리도 많고 생각도 많아 언급을 꺼린다"면서도 "얘기하다 보면 조심스레 체포동의안에 대해 찬성을 넌지시 내비치는 의원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한 당내 분위기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기소 이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재판 등이 이어지면 대표 직무 수행 등의 차질을 우려했다.
조 의원은 "최근까지 언행이나 동선을 보면 대표직 유지를 전제로 하는 것이 명백하다"며 "자진해서 사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선거법 위반, 허위 사실 공표는 이미 기소가 됐고, 대장동·위례, 성남FC, 백현동, 정자동 호텔, 쌍방울 관련 사건 등이 모두 기소가 된다고 가정하면 일주일에 한 서너 번은 재판받아야 할 것 같다"며 "이게 공개재판이기 때문에 다 중계방송이 되는데 총선을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라고 했다.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당론으로 부결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결연히 반대한다"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당이 계속 주장해 온 것이다.
또 무기명 비밀투표다보니 강제 당론으로 하다 나중에 결론이 안 맞아떨어지면 책임 추궁 등으로 혼란스럽게 된다고 했다.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내용을 보고 판단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야당을 상대로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그는 "전부터 한 장관이 그걸 리허설을 계속해왔다고 저는 얘기를 들었다"며 "어떻게 하면 야당 의원들의 속을 뒤집어 놓을까 연습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의 자진 사퇴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정동영 전 의원의 예를 들며, 자진 사퇴가 꼭 대선 가도에 장애물이 아니라는 생각도 밝혔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자리에서 "그 사람( 이 대표)과 좋은 사람이면 당의 내년 총선을 위해서 자기가 대표직을 던질 수도 있다"며 "그러면 소위 민주당은 선거의 입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 발언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했을 당시 정동영 당시 의장이 낭떠러지에 매달렸을 때 손을 탁 놓아버리는 게 대장부다운 태도라고 말하고 의장에서 사퇴했다, 다음 대선에 후보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며 "김 전 위원장도 그런 사례를 두고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