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 지지율이 친윤(친윤석열)계의 '가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 이후 다시 오름세다.
후보들의 지역별 합동연설회가 시작되면서 조직표로 불리는 세몰이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주류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 후보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14일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고성국TV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1명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861명(표본오차 95%)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가 41%, 안철수 후보가 27%로 각각 나타났다.

김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은 오차범위 ±3.3%포인트를 넘어서는 결과다.
컷오프로 당권 주자가 4명으로 압축되기 전인 지난달 29∼30일 같은 조사에서 31%를 기록했던 김 후보의 지지도는 10%포인트 올랐고, 안 후보는 35%에서 8%포인트 내렸다.

결선투표를 가정한 가상 양자 대결 구도 조사 결과에서도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후보는 52%로 안 후보(42%)를 앞섰다.
직전 조사에서는 반대로 안 후보가 51%, 김 후보가 43%였다.
이번 조사는 자동응답시스템(무선 RDD) 100%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안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등한 바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31일~2월1일 전국 남녀 1005명에게 실시해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428명 중 48.9%가 결선투표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을 지지한 반면 44.4%가 김 의원을 지지했다.
양자간 격차는 오차범위(±4.8%포인트) 내인 4.5%포인트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다자대결시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선 안철수 의원이 43.3%로 1위를 차지했다.
안 의원은 지난 조사대비 9.4%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친윤계가 안 후보의 '안윤연대(안철수-윤석열 연대)'를 "윤심 팔이"라고 저격하고, 이 과정에서 안 후보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실까지 "국정운영의 적"이라고 비판하고 나서면서 윤 대통령 지지층이 이탈, 지지율이 곤두박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을 좌우하는 만큼 조직표도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 때문에 후보들이 직접 지역을 돌며 정견을 발표하는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당원 간 지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전날 제주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과 안철수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번갈아 흘러나왔다.
김기현 캠프 측 관계자는 "현장에서만 보면 전대 1차 투표에서 과반 확보가 확실해 보인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대 개최 장소를 서울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수용 인원 5000명)에서 1만명까지 입장이 가능한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로 변경했다.
국민의힘 대의원 8944명을 포함해 약 1만명 이상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대규모 인원은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어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모바일 투표로 진행되는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이번 전대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밝혀 선거 개입 논란이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