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참착해 징계여부 논의할 듯…사과 타이밍 늦었단 지적도"
 | | 뉴스1 |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이 있은 지 나흘 만에 사과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홍 시장의 사과를 참작해 징계 여부를 논의할 전망이지만, 사과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뉴스1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리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 회의를 열고 홍 시장의 징계절차 개시 여부 안건을 직권 상정하기로 했다.
윤리위가 이날 징계 개시를 결정할 경우 홍 시장의 소명 등 절차를 밟은 뒤 징계 수위가 정해질 예정이다.
윤리위 징계는 경고·당원권 정지·탈당 권유·제명 순이다.
홍 시장은 윤리위를 하루 앞둔 전날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는 위배되는 일이 없었다"면서도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또한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국에 수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골프를 쳤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라며 "그만 트집 잡으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해 왔다.
지난 17일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안 맞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기자 여러분들이나 눈높이에 맞게 질문하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나 국민 여론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윤리위까지 열리자 홍 시장도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2006년 수해 골프 논란으로 제명당했던 홍문종 전 의원 사례를 들어 홍 시장의 중징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홍 시장이 태도를 바꿔 사과했지만 당내에선 시기가 늦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눈높이에 맞게 질문하라'는 반박 대신 사과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이) 사과했기 때문에 윤리위 판단에 어느 정도 참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4일이 지난 오늘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한 것에 대해 만시지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홍 전 의원 제명 사례를 언급하며 "그만큼 우리 당은 자연재해 와중에 골프 등으로 인한 물의가 일어났을 경우 엄정 대응한 전력이 있어서 그런 점이 참조될 것"이라고 했다.
윤리위도 홍 시장이 즉시 사과하지 않고 해명 과정에서 논란을 키운 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리위는 당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와 제6조, 제22조 등을 적용해 홍 시장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리규칙 제6조는 당 소속 공직자가 직위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22조는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에는 경위를 막론하고 오락성 행사나 유흥·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제명까지 결정하기는 당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 시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론전에 나설 경우 당 내홍이 부각되고 김기현 대표와 홍 시장의 갈등으로 비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와 홍 시장은 지난 4월 홍 시장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언급하며 당 지도부를 공격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김 대표는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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