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혁신위 수도권 출마 요구 거부
“YS가 지역구 옮긴 적 있나” 비판
김기현·장제원 등 거취 침묵 일관
대구 지역 5선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8일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며 “서울로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수도권 출마를 요구한 당 혁신위원회의 ‘희생 권고’를 거절한 것이다.
주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의정보고회를 열고 “원래 지역구 옮기는 게 아니다.
지역 사람들과 특별한 인간관계를 갖고 정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뉴시스 |
주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40년째 미국 상원의원을 했는데 지역구를 옮겼나.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지역구를 옮겼나”라며 “우리나라만 이상한 발상을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수도권 출마나 불출마를 권고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의 스타는 (총선 때) 서울에 왔으면 한다”며 ‘영남 스타’로 주 의원을 지목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이날 혁신위가 검토한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방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혁신위가) 3선 이상 지역구 옮기라고 했다가 하루 이틀 뒤에 취소했다”며 “3선 되고 그다음부터 어디를 가나 하고 들쑤시면서 나라가 엉망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 의원은 혁신위의 불출마 권고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기현 대표,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 등은 혁신위의 권고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검토 중이지만, 거취를 표명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 권고’를 받은 의원들이 이를 거절하거나 무반응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혁신위의 활동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도부나 당 핵심의 용퇴는 당의 전체적인 선거 전략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혁신위가 활동 성패를 좌우할 인적 쇄신 카드를 너무 빨리 써버렸다”고 말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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