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모 對 박진, 김오진 對 송언석
박성훈, 서병수 ‘부산진갑’ 출사표
참모들, 영남권 친윤엔 도전 안해
비윤계 대거 공천 탈락 우려 고조
대통령실 “尹, 시스템 공천 당부”
지도부 “컷오프 대상자 개별 통보”
대통령실은 5일 국민의힘의 4·10 총선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누구도 특혜받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당에 누차 당부한 바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여당 현역 의원 지역구에 대거 공천 신청을 한 것을 두고 ‘윤심(尹心, 윤 대통령의 의중) 공천’, ‘윤·한 갈등’ 재발 가능성 등 갖가지 해석이 제기되자 입장을 낸 것이다.
그러나 현역 의원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맞붙는 지역구의 공천 결과를 보면 향후 여권 내 권력의 추가 기우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온다.
대통령실 출신들이 현역 의원 지역구를 대거 꿰차는 결과가 나온다면, 당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 | 사진=뉴스1 |
전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공천신청자 현황에 따르면, 대통령실 출신 공천신청자는 37명으로 파악된다.
그중 여당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권과 강남 3구에서 현역 의원과 맞붙는 인사는 17명이다.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 초기부터 함께한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박진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 국토교통부 차관을 맡은 지 6개월 만에 출마한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은 송언석 의원 지역구인 경북 김천에 출사표를 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당대표 후보를 지원한 서병수 의원의 부산진갑 지역구에는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이 지원했다.
반면 같은 영남권이더라도 친윤계로 분류되는 윤한홍·박성민·박수영 의원 등의 지역구에는 대통령실 출신이 지원하지 않았다.
강원의 이철규 의원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립에 서서 친윤(친윤석열)계라고 보기 어렵거나 비윤(비윤석열)계 의원들의 지역 위주로 ‘용산 사람’들이 내려가지 않았나”라며 “공천 결과에 따라 용산 공천이 현실이 된 건지, 시스템 공천이 이뤄진 건지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는 룰에 따른 공정한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출신 출마자들과 관련해 “공천을 어디에 신청하는지는 본인의 자유”라면서도 “이기는 공천, 국민들의 보시기에 수긍할 만한 공천을 하는 것은 당의 문제”라고 밝혔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우리에게 유리한 지역에 간 분들은 기준에 따라 경선이든, 기준에 맞는 공천을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에서 일률적으로 어디 가라 강제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 기여도와 같은 정성 평가영역에 주관이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주부터 공천 신청 서류 심사와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13일부터 면접이 예정되자 당내 긴장도는 높아지고 있다.
공천 신청자들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02, 070 등으로 시작하는 여론조사 전화를 받아달라’며 지지자들에게 선택을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공천 신청자 중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작업을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이 시작되기 전까지 끝낼 예정이다.
장 사무총장은 현역 국회의원 ‘컷오프’(공천 배제)와 관련해선 “개별 통보는 하지만 따로 발표하지 않고, 그 지역구에 출마할 최종 후보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공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병관·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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