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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위기 때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박 전 대통령 사저에 들어선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과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사저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지난번 대구 방문을 통해 뵙기로 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이번에 날을 잡아서 찾아뵀다"며 "국정 전반에 대한 내용과 현안, 박 전 대통령이 살아오신 이야기 등 굉장히 좋은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한 위원장에게 '단합'을 강조했다.
두 사람 간 만남에 동석한 유영하 변호사(대구 달서갑 국민의힘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서해 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난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고 한 위원장에게 얘기했다"며 "위기 때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천,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퇴와 이종섭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 귀국 등 일련의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를 비롯해 국가가 처한 상황이 쉽지 않은데 이럴 때일수록 당내 또는 여당과 대통령실 간 단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서 특별한 당부 사항도 전달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진두지휘 중인 한 위원장을 위해 조언했을 가능성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이끌었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는 위원 구성에서 인적 쇄신에 나서고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의 상징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는 등 파격을 거듭한 끝에 152석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앞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표에 당선된 이후 '천막 당사'에서 생활하는 등 불리한 선거 때마다 판세를 뒤집어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자체 분석에서 '우세'하다고 판단한 지역구가 82곳에 불과할 만큼 이번 4·10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 위원장이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보수층 표심을 결집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박 전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최근 현안 중 의대 정원과 관련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