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별 유권자 성향 분류한 총선전략지도에
통신사 빅데이터로 유동인구 파악
2023년 강서구청장 보선 때도 활용
총선 1년전부터 유권자 지형 파악 공들인 野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254개 지역구 중 161개를 휩쓴 배경에는 ‘총선전략지도’가 있었던 것으로 11일 드러났다.
총선전략지도는 투표소별로 투표 성향을 종합한 일종의 ‘빅데이터‘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통신사 빅데이터를 활용, 시간대별 유동인구를 파악해 선거 유세에 활용했는데 이번에는 통신사 빅데이터에 투표소별 빅데이터를 결합한 셈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총선전략지도는 각 투표소별 민주당 득표율을 기초로 완성됐다.
예컨대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많은 투표소는 A등급으로 분류하고, 민주당 지지층이 적은 투표소는 C등급으로 분류하고, 최근 선거 흐름상 민주당 득표율이 높아진 투표소에 별도 색을 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어떤 투표소에서 민주당 지지표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또 기본 유권자 지형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곧 각 동별로 선거운동을 할 때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해야 할지 선거 전략을 구상하기 용이해진다.
여기에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 활용한 통신사 빅데이터를 더했다.
민주연구원은 유동인구가 몰린 지역과 시간대를 파악, 집중 유세를 진행할 ‘스팟‘과 현수막을 걸 위치, 유권자 지형에 따른 현수막 문구 지침도 각 캠프에 전달했다.
총선전략지도를 활용했다는 한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을 그동안 한 번이라도 뽑아본 ‘소극적 지지층’이 많은 곳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했다”며 “유권자 성향에 따라 선거운동원 메시지 방침도 달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마다 데이터가 모인 만큼, 어느 지역이 얼마만큼 보수화됐는지 어느 지역이 친야권 성향을 보였는지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총선전략지도는 주로 정치 신인이나 경합지역에서 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계속 지역구 관리를 해온 현역 입장에서는 본인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라면서도 “갓 선거에 뛰어든 정치 신인에게는 일종의 ‘선거 매뉴얼’처럼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총선전략지도는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활용한 바 있다.
세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지난해 민주당 정치자금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11일 1650만원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략지도 제작 컨설팅 명목으로 사립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에 지출했다.
사립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최정묵 소장은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지난해 ‘국민 집권 전략’을 펴낸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총선 1년 전인 지난해 4월부터 수차례 여론조사를 통해 유권자 지형을 파악해왔다.
민주당이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해 6월부터 ‘22대 총선 대비 정치지형 분석을 위한 ARS 조사’, ‘22대 총선 D-1년 대비 전국 유권자인식조사‘, ‘서울 일부 지역 정치지표 ARS 조사’, ‘당 혁신 인식조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21대 국회의원 평가를 위한 다면평가’, ‘전국 정치지형 조사’ 등 여론조사에 13억2611만원을 썼다.
당 여성위원회도 22대 총선 대비 여성 국회의원 지역활동 평가, 22대 총선 대비 수도권 남녀 유권자 인식 비교조사(FGI) 조사에 1억1580만원가량을 썼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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