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명령·지시 없인 불가능한 일
나라가 정상 아냐···엄정히 진상규명해야”
檢 “상상도 할 수 없는 황당한 주장
수사과정 왜곡, 재판 관여하는 행위”
‘이재명 경기도’의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관련자들로 하여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하기 위한 술자리를 벌이도록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5일 “대명천지에 대한민국 검찰이라고 하는 데가 어떻게 이런 동네 건달도 하지 않는 짓을 하는가”라며 “국기문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15일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속수감자들이 검찰청에 불려와서 한 방에 모여서 술 파티를 하고 연어 파티를 하고, 작전회의를 했단 게 검사 승인 없이 가능한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대표는 “교도관들이 한 명 한 명 수감자들을 상대로 계호하는데, 교도관들이 술 먹는, 술 파티를 방치했다는 건 검사의 명령·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
엄정하게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라며 “누군가를 잡아넣기 위해 구속수감자들을 모아서 술 파티를 하고, 진술조작 작전회의를 하고, 검찰이 사실상 승인했나. 반드시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의혹은 정치자금법·외국환거래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부지사가 지난 4일 ‘검찰청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술을 마시며 회유당했다’는 취지 법정 진술을 하면서 불거졌다.
내용은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앞 ‘창고’라고 쓰인 방에서 김 전 회장,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과 연어, 회덮밥과 주류 등을 반입해 취식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김 전 회장과 방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이재명이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되지 않으면 형님(이 전 부지사)이 큰일 난다’, ‘이재명은 끝났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사실상 이재명 대표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단 것이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 사안과 관련해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하고 진상규명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 대표도 “교도관들도 확인해보라”며 “왜 이걸 방치했는지, 자기가 담당한 수감자들이 검찰청에서 술 먹고 있는데, 그것도 직무유기”라고 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수원지검은 “다양한 객관적 물증과 수많은 증인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증거가 조작됐다는 상식 밖의 허위 변명으로 일관하던 이 전 부지사가 ‘수원지검에서 교도관 계호 하에 쌍방울 관계자들과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며 “엄격하게 수감자 계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교도 행정 하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도 없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마치 진실인 양 호도하며 수사팀을 계속해서 음해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을 왜곡하고 법원의 재판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매우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의 800만달러 불법 대북송금에 관여하고, 쌍방울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6월7일로 예정돼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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