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금감원 재개 발언 일축
잇단 설익은 정책에 철회 되풀이
당정, 정책협의회 정례화 ‘수습’
대통령실 “당 의견 적극적 수용”
정부가 설익은 정책을 내놨다가 철회하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이 고위당정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하겠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400만명에 달하는 ‘개미 투자자’들의 초미 관심인 공매도 재개를 둘러싸고 금융감독원과 대통령실 간에 엇박자가 빚어지고 있다.
 | |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뉴시스 |
대통령실은 22일 “공매도에 대해 정부는 일관된 입장”이라며 금융감독원의 6월 일부 재개 가능성 발언을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를 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최근 고령자의 야간·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려는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 방침을 내놨다가 고령자가 아닌 고위험군 대상이라며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KC(국가통합인증마크)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방침을 사흘 만에 사실상 백지화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22일) 오전 당정 간 정책 협의를 강화하기 위한 고위당정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앞으로 고위당정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해 매주 여당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실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 및 사안별 관계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세부적인 정책 마련과 관련해서는 각 부처 실무진과 여당이 참여하는 실무당정협의회도 확대 강화해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을 컨트롤타워로 삼아 여론에 민감한 당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정책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여권은 최근 일련의 사태가 총선 참패 이후 여권 지도체제가 부재했던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 |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남제현 선임기자 |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당 지도체제가 한동안 부재하는 등 지금이 과도기라 그런 측면이 있다”면서 “당은 민심에 예민한데, 정부는 정책 완성도만 생각을 자꾸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앞으로 당정대가 긴밀하게 정책 전후에 걸쳐서 신경 쓸 것이라 조만간 바로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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