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國 정상회의 공동선언
정상회의 중단없이 정례화 재확인
교육·문화·관광 등 실질 협력 강화
한반도 비핵화엔 韓·日과 中 시각차
日 ‘납북자’ 中 ‘역내 안정’ 각각 반영
한·중·일 정상은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갖고 채택한 공동선언에서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우리의 공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3국 정상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를 정상화해 중단 없이 정례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교육·문화·관광·스포츠·통상·보건·농업 등 분야에서 고위급·장관급 회의 등을 통해 3국 간 실질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 손 맞잡은 3國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오른쪽)와 손을 맞잡은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정탁 기자 |
하지만 북한 비핵화, 북한 위성 발사 등 북한 관련 현안을 놓고는 한·일과 중국의 시각이 큰 편차를 보였다.
한·일이 제기한 한국인·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중국 측의 반대로 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4년5개월 만에 재개된 한·중·일 정상회의가 3국 협력 재활성화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3국 협력 25주년을 기념했다.
2019년 12월 열린 제8차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향후 10년 3국 협력 비전’을 이행한다는 약속도 재확인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공동위원회가 신규 회원의 가입 절차 논의를 가속화할 것을 독려하기로 했다.
최근 요소수 사태 등을 촉발한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선 시장의 개방성을 유지하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며 공급망 교란을 피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한·일이 공동선언에 포함시키려 했던 ‘북한 비핵화’ 또는 ‘한반도 비핵화’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동선언은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했다’는 문구로 최종 조율됐다.
과거 3국 정상회의에선 거의 매번 ‘한반도 비핵화’ 합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차 강조했다는 것”이라며 “같은 의견이라고는 볼 수 없고, 각자가 어떤 의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한 계기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이 북한 측에 경도된 탓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별도의 환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글로벌 핵 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고, 이와 함께 탈북민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중국이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정세 안정도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가자”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 등 안보 현안 대신 경제·과학·기술·인문 교류 등 비안보 문제에 주력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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