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여야 득표율 격차는 5.4%p, 타협 정치해야”
“대통령실 국민연금 개혁 반대는 채상병 특검 때문인 듯”
김진표 국회의장은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을 향해 “좌표를 찍고 누구를 ‘수박’으로 규정해 쫓아내려는 모습은 (정치권의) 극한적인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고 대화와 토론을 실종시킨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가 끝나는 이날 퇴임식을 갖고 공식 생활을 마무리 한다.
‘수박’은 개딸이 합리적 성향의 소신 정치인을 겨냥해 겉은 민주당 색인 푸른색이지만 속은 여당 색인 빨간색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혐오 표현이다.
 | | 김진표 국회의장. 뉴시스 |
김 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야당 내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통해 (의원들이) 소신껏 자기주장을 해야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데, ‘노란봉투법’만 해도 우리가 조금 양보해서 노동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주자고 하면 (특정인의) 팬덤에 의해 공격을 당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문자 폭탄을 받아봤느냐’는 질문에 “제 비서들이 많이 받고는 (여당 의견을 일부 수용한) 조정안 처리에 반대를 한다.
‘의장님이 다 뒤집어쓰는데 그걸 왜 하려고 그럽니까’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옛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팬덤은 황금저금통을 만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의 선거 자금을 십시일반 동전 모아서 도와드리는 지원을 했고, 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당신들은 이제부터 뭐 할 거냐?’고 물으니 그 분들의 첫 마디가 ‘노짱 감독’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을 감독?감시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팬덤) 정치를 하면 대의민주주의와 우리 정치의 선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우원식 차기 의장을 포함해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이 중립 포기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선 “국회의장은 평생에 한 번이고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정치를 하면서 역사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당적을 갖지 않아도 국민의힘에선 오늘도 저를 민주당과 짬짬이 했다고 공격할 것 아니냐. (사실상) 당적을 갖게 되면 의장의 조정 역할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4?10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 보다 71석을 더 많이 당선시켰는데 실제 득표율은 5.4%포인트 밖에 차이가 안 난다.
사표가 무려 45%가 된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표만 이기면 되니까 자꾸 진영?팬덤 정치와 결합해서 여야가 극한적인 대립을 통해 자기 진영을 결집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려면 이제는 여야가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김 의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국민연금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 모수개혁안을 정부?여당이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국민연금?공무원?군인연금 통합 논의)을 함께 논의하자며 반대한 것과 관련해선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까지 합의한 것도) 기적이다.
제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모수?구조 개혁) 두개를 함께 개혁하는 건 못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군인연금을 하나로 통합하려면 (해당 직역의) 저항 세력으로 인해 논의가 산으로 간다”며 “그렇게 하려면 22대 국회에서 4년 내내 논의해도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부?여당이) 안 한 건 제가 보기에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때문에 야당과 협력할 수 없다는 독재정권 식의 정치 행태를 보인 것”이라며 “독재정권 때는 야당이 목숨 내걸고 단식투쟁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국정 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이 그걸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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