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당규 개정안 논란
‘대선 1년 전 대표 사퇴’ 예외규정 놓고
“李 연임 때 선거 지휘권 위한 것” 지적에
지도부 “尹 탄핵 등 따른 조기대선 대비”
국회의장 경선 당심 20% 반영도 반발
중진들 “의장 모든 국민 대변… 부적절”
‘부패 기소 때 당직 정지’ 삭제도 비판론
민주, 선수별 간담회 등 열어 여론 수렴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이재명 대표 ‘대권가도’를 닦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당 안팎에서 우려가 계속되자 당 지도부가 선수별 간담회와 국회의원-전국 지역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교통정리’에 나선 모습이다.
이 자리에선 개정안 중 특히 ‘국회의장단 후보 경선 당심 20% 반영’ 조항과 ‘당대표 대선 출마 시 선거 1년 전 사퇴’ 예외 규정 신설 등에 대해 반발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미 당내 역학관계가 ‘이재명 일극체제’로 기운 터라 실제 이들 조항이 철회되거나 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와 여당에 연금개혁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 당헌·당규 TF가 공개한 ‘당헌·당규 개정시안 검토’ 자료에 따르면 개정안에는 ‘국회의장단 후보자·원내대표 선출 선거에 권리당원 유효투표결과를 20% 반영하고 권리당원 투표는 ARS 투표 또는 온라인 투표로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최근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에 당원 반발이 거센 데 따라 마련된 것이다.
이 개정안에 대해 이미 전문가나 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 터다.
최근 이 대표가 참석한 중진 간담회에서 “국회의장은 당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을 대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당원이 경선에 참여케 하는 게 국회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당헌·당규 TF 단장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5일 CBS라디오에서 이에 대해 “국회의장 또한 국회법에서 정당에서 자율적으로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며 “(국회의장 후보 경선) 투표권 확대는 당연히 국회의원뿐 아니라 중앙위원으로 할지, 대의원에게 줄지, 당원에게 줄지, 이 또한 민주당에서 독자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개정안에는 현행 ‘당대표·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고자 할 경우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 조항에 대해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당무위 의결로 사퇴 시한 변경’이란 예외 규정 신설 내용도 담겼다.
이 대표가 올 8월 전당대회에 연임할 경우 임기는 2026년 8월이 된다.
다만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는 차기 대선(2027년 3월) 출마를 위해선 현행 규정상 2026년 3월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이 경우 2026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 개정안에 대해 “이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행사하겠단 의도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터다.
당 지도부의 해명은 엇갈린다.
장 최고위원은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상당한 사유’에 지방선거가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애초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단축 개헌 등에 따른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개정이란 입장이다.
반면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와 관련해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승리해야 다음 대통령 선거도 승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선을 누가 치를 거냐는 고민이 있어서 (개정이)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행 ‘부정부패 연루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 조항 또한 이번에 삭제한다는 게 당헌·당규 TF 계획이다.
이들은 이와 관련해 “정치검찰 독재정권하에서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당내·외 여론을 고려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 개정을 두고 당내에서도 결국 이 대표 ‘방탄’ 개정이란 시각이 짙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이미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는 사례에 대해서는 당무위 의결로 예외로 할 수 있는데, 지도부가 이 대표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될 만한 건 치우려고 무리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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