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본격적인 정견발표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상현·한동훈·나경원·원희룡 대표 후보 [사진=연합뉴스]
4·10 총선 당시 여당을 지휘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을 두고 당권주자들이 첫 권역별 합동연설회에서 논쟁을 벌였다. 나경원·윤상현 후보가 "사과하라"며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자 한 후보는 "적반하장"이라고 응수했다. 전당대회가 과도한 비난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탓에 당 지도부가 자중할 것을 당부했지만 후보들 간 감정 싸움은 갈수록 격화하는 분위기다. 한 후보는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 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황을 설명했는데 제가 사과할 일이 있냐"며 "그 상황에서 사적인 통로로 답을 주고받아서 (문자가) 지금 오픈됐다면 야당에서 국정농단이라 하지 않을까"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공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저는 당대표가 돼도 영부인과 당무와 관련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분들(당권주자들)도 당대표가 되면 영부인이 당무를 물을 때 답할 건가"라고 되물었다. 한 후보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의 논란과 관련, 공개 사과가 어렵다는 입장을 당에 여러 번 전달했다. 한 후보는 "저는 (김 여사가 사과를) 안하겠다는 답을 강요받던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얘기했고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까지 받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다른 세 후보를 겨냥해 "이 정도로 적극적으로 말한 정치인이 없었는데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가 '한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친인척과 당 공천을 논의했다'는 내용의 '사천' 논란을 제기한 데 대해선 "전혀 그런 사실 없다. 저는 공사 구분을 대단히 중요시하면서 살았다"며 "그런 식으로 치고 빠지는 것은 냄새만 풍기는 정말 구태다. 그런 일이 있다면 즉시 후보를 사퇴할 것"라고 반박했다. 반면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당사자인 한 후보가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할 것을 종용했다. 나 후보는 연설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한 후보가 사과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정치라는 건 공식 회의에서만 합의하는 게 아니다. 소통할 기회를 차단했다는 것 자체로 비대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도 "김 여사가 5번이나 문자를 보냈는데 '공적으로 논의하고 연락드리겠다'는 메시지라도 보냈으면 어땠을까"라며 "한 후보가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낫다"고 사태 수습을 촉구했다. 다만 원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당의 화합을 위한 노력을 얘기해서 일단 협조하겠다"며 "기존 입장으로 갈음하겠다"고 수위를 조절햇다. 또 자신이 제기한 '한 후보 사천' 논란에 대해서도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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