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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중도확장 우클릭’ 시험대… 당 내부 ‘정체성 훼손’ 갑론을박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07-16 19:20:08

李 ‘종부세 완화론’ 파장
김두관 “당 세제 정치 근간 흔들어”
李 당대표 연임 관련 “욕심” 밝혀
정청래 “네거티브 말아야” 맞받아
추경호 ‘세제개편 논의 착수’ 제안
野 “취지 좋으나 진의 의심” 밝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중도확장 전략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시험대에 올랐다.
이 전 대표의 ‘우클릭’에 당에서는 반발이 심해지는 반면, 여당에서는 논의하자며 대화 테이블을 차렸다.
중도확장을 위한 ‘우클릭’이 오히려 당 정체성을 훼손해 대선가도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 전 대표는 말을 아끼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민주당은 차기 당대표로 유력한 이 전 대표의 종부세 완화론에 대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은 모양새다.
전당대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당대표 후보인 김두관 전 의원을 비롯한 당내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종부세·금투세 협상 제안에 대해 “제안 취지는 좋으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또 협상의 전제조건에 대해 “윤석열정부 들어 세수 결손이 많이 났다”며 “그것에 대한 대책을 정부·여당에서 내는 게 우선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세수 결손 문제로 화살을 돌렸다.

윤 원내대변인의 답변에 이 전 대표와 민주당의 복잡한 속내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의 제안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봐야 하나’는 질문에 윤 원내대변인은 “국회가 파행되고 있는 정국에 대한 (국민의힘의) 책임회피밖에 되지 않는다”면서도 “종부세와 금투세는 당내에서 검토해 나가야 될 문제”라고 답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뉴시스

반면 김 전 의원은 이날도 종부세 완화론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 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양극화를 완화하려는 게 우리 당의 기본적인 정책 기조”라며 “지금 불평등과 양극화가 굉장히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종부세와 금투세를 건드리는 것은 우리 당의 세제 정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또 이 전 대표의 연임에 대해 “당대표를 2년 하고 연임으로 다시 나온다.
그리고 차기 대선도 준비 중”이라며 “이 후보 스스로는 역사와 당에 대한 책임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많은 당원이 책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욕심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제가 선전하는 게 당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거다.
이런 생각으로 많은 당원이 응원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의 ‘욕심’ 발언에 친명(친이재명)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친명계 최고위원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당대표 연임이 정권탈환에 효율적”이라며 “김두관의 정무감각제로 언감생심 욕심이다.
출마는 자유인데 출마했으면 네거티브하지 말고 본인의 비전 중심으로 말하라”고 맞받았다.

여당은 종부세 논쟁으로 오락가락한 야당에 공세를 퍼부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점식 정책위의장, 추 원내대표, 성일종 사무총장, 최형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이재문 기자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제안한 종부세 개편과 금투세 유예 등 세제개편 논의에 즉시 착수할 것을 제안한다”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이 전 대표가 그렇게나 서둘렀던 연금개혁도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야당이 쟁점 법안을 일방 처리하기 위한 국회 의사일정 협의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면 당장 오늘이라도 본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태도다.
민주당이 주춤한 사이 이 전 대표의 우클릭 효과를 반감시키면서도 진정성 있게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최우석·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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