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묻지마 폭로전’ 난무
방송토론회서 무차별 의혹 제기
원희룡 “韓 댓글팀, 드루킹 사안”
윤상현 “韓 떳떳하면 특검 받아라”
韓 “야당 편 먹고 공격… 막가는 것”
국민의힘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지지자들 간 몸싸움까지 벌어지며 ‘폭력전대’로 치닫고 있지만, 당대표 후보자들은 연이틀 이어진 토론회에서 폭로전과 사상검증을 주고받으며 ‘증오정치‘에 불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상호비방과 무차별 폭로전으로 얼룩진 토론회가 끝나고 이어진 마지막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선 지지자들 간 비난과 야유가 연설장을 가득 채우며 후보들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우려가 나온다.
16∼17일 연이어 두 차례 진행된 ‘당대표 후보 방송 토론회’에선 한동훈 후보를 둘러싼 ‘댓글팀 의혹’을 두고 공방이 한층 거세졌다.
지난 16일 밤 채널A 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주장을 가져와 댓글팀 의혹을 재차 언급하며 ‘드루킹 사건’에 빗댔다.
뒤이은 CBS 토론회에선 “(댓글팀 의혹은) 김경수 지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 상대 후보에 야유 17일 경기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은 호남권과 PK(부산·울산·경남), TK(대구·경북), 충청권에 이어 마지막 합동연설회였다.
고양=남제현 선임기자 |
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를 향해 “떳떳하면 오히려 특검을 한 번 받아서 되치기하는 것은 어떤가”라며 공격에 가세했다.
한 후보는 “하다 하다가 (같은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양문석 의원의 논리와 편을 먹고서 같은 당 당대표 후보를 공격하는 것인가”라며 “이거야말로 막가는 것”이라고 거칠게 반발했다.
원 후보는 의혹 제기에서 방향을 틀어 한 후보의 사상을 검증하는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채널A 토론회에서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대한민국 건국일’을 물었고, 한 후보는 “이렇게 하시는 건가. 대한민국은 제헌의회가 출범하면서 건국됐다”고 답하며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원 후보는 곧바로 ‘동성혼 합법화’, ‘차별금지법’ 등 보수 진영에서 반대하는 의제들에 대해 물으며, 그간 한 후보를 향해 제기한 ‘좌파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이외에도 나경원·원·윤 후보는 야당이 추진 중인 ‘한동훈 특검’을 거론하며 한 후보를 압박했다.
집중포화를 받은 한 후보도 세 후보의 공세에 맞서 폭로전으로 맞대응했다.
 | 국민의힘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17일 경기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CBS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를 구속 기소하지 못했다’고 법무부 장관 당시 한 후보의 역량에 대해 공세를 펼치자, 한 후보는 “나 후보가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야권에선 곧바로 해당 발언을 두고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은 수사 대상’이라며 공격했다.
이에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후보의 입이 우리 당 최대 리스크”라며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구분 못 하고 심지어 아주 악의적으로 왜곡까지 해서 보수 진영 전체를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원 후보도 “무차별 총기난사”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댓글팀 의혹이나 공소취소 폭로나 야당에 좋은 먹잇감만 던져주고 있다”며 “다같이 죽자는 식이냐”고 우려했다.
당대표 후보들 사이의 난타전이 반복되며 이날도 지지자들 사이의 과열된 비방·견제가 오갔다.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 지지자들은 소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소개될 때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선관위는 원·한 후보 캠프에 “지지자들에 대한 각별한 주의 관리를 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김나현 기자, 고양=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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