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고위 후보들 ‘선명성 경쟁’
민형배·이언주·전현희·강선우 등
방송4법 중재 나선 우 의장 향해
일각, 차기 지도부 강경성향 우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잇따라 ‘우원식 국회의장 때리기’에 나섰다.
우 의장이 격화하는 여야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방송4법 중재안에 대해 “시기와 상황을 오판했다”며 비판을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간 경쟁이 사실상 ‘당심 구애’ 일변도로 치닫는 가운데 우 의장의 중재안을 놓고 다시 한 번 선명성 경쟁이 불이 붙은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양보와 타협을 죄악시하는 ‘이재명 지도부 시즌2’의 예고편”이란 평이 나온다.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민형배 최고위원 후보는 18일 방송인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우 의장 제안에 대해 “지금 민주당에게 중요한 건 어떤 태도로 할 것이냐다.
지금은 타협하거나 협치를 해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하려고 해도 당신이 폼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후보도 “여당과 야당을 동일선상에 놓고 합의하라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저는 (우 의장 제안을) 좋게 해석하고 싶다.
명분쌓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전현희 후보는 “이 시점에서 멈추고 대화하자는 건, MBC를 장악하도록 도와주는 셈”이라며 “시기와 상황을 오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선우 후보도 우 의장을 향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지금 이 순간에 브레이크를 걸어도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페이스북에 “아쉽다, 추미애”라고 올려 우 의장에 대한 불만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추미애 의원은 우 의장과 민주당 의장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던 인사다.
한준호 후보는 전날 우 의장 제안 직후 입장문을 통해 “이대로라면 MBC는 지켜낼 수 없다.
1분 1초가 급한데, 무슨 중단이고 원점이냐”고 반발했다”며 “여당과 야당에 이것저것 하지 말라며 말씀만 하실 때가 아니다.
어떤 후폭풍을 감내해야 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 두렵다”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일제히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원내지도부·의원총회 차원에서 일단 우 의장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결국 최고위원 후보들의 우 의장 비판이 ‘당심’을 의식한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실제 이들이 대거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더욱 짙어질 강경 성향에 대한 우려가 당내에서 나오는 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당심에 호소해야 하기 위한 선거 전략으로 봐야겠지만, 이들이 지도부가 되면 본인들이 내뱉은 ‘말’에 결국 갇힐 수밖에 없다”며 “이번 최고위원 선거가 대여 전략으로서 타협이나 양보 따윈 내다버린 차기 지도부 ‘맛보기’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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