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 시장은 19일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를 향해 “해괴한 법 논리를 내세웠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며 “재잘대는 입만 문제가 아니라 정신상태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 | (왼쪽부터)홍준표 대구시장.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동훈 후보가 경쟁자인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청탁’을 폭로한 이후 한 후보를 향한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세진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나 홀로 살기 위해 물귀신처럼 누구라도 물고 들어가는 그 작태로 어찌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되겠나”라며 “국정농단 실무팀장으로 문(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화양연화 구가하면서 온갖 사냥개 노릇 다 해놓고 이제 와서 윤통(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몰염치”라고 쏘았다.
이어 “그래서 대표깜(감)이 아닌 것”이라며 “백번 양보해서 (당 대표가) 돼 본들 나 홀로 대표가 될 것이고, 몇몇 상시(常侍)들만 거느린 최악의 당 대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 후보는 19일 새벽까지 이어진 KBS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나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헌법 질서를 바로 세워달라는 말이었고,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 당시 문재인 정권이 야당 탄압으로 보복 기소한 사건에 대해 (부탁) 언급을 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분별력이 없지 않나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가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결국 한 후보는 전날 해당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원희룡 후보도 이날 ‘헬 마우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 후보의 사과를 “가짜 사과”로 규정한 뒤 “동료 의원과 당직자 등 당원들의 가슴을 후벼팠다”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원 후보는 “‘패스트트랙 가짜 사과’로 동료 의원과 당직자 등 당원들의 가슴을 후벼 파더니, 이제는 대통령까지 끌어들인다”며 “한 후보님은 당 대표가 아니라, 당원으로서도 자격미달이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패스트트랙 기소에 대한 한 후보의 생각, 의견, 입장을 묻는 질문에 또 윤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당을 끌어들이는 ‘물귀신’ 작전을 썼다”며 “잘한 거는 ‘나 혼자 다 했다’고 하면서 왜 늘 잘못된 것은 다 윤 대통령 탓이고 당 탓인가”라고 직격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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