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유불리 해석 ‘제각각’
“도 넘은 비방·대립에 당원 염증”
모바일 투표율 40%… 작년比 7%P↓
ARS 합친 최종 투표 50%도 아슬
韓측 “현장 분위기는 변함 없어”
羅·元은 막판 뒤집기 공세 가열
尹 “韓 우려하는 분위기 강해져”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의 당원 투표율이 50%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후보들의 극한 대립에 염증을 느낀 당원들이 투표를 외면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당대표 후보들은 투표율 수치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며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두 주자인 한동훈 후보 측은 “판세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고, 후발 주자인 나경원, 원희룡 후보 측은 “‘한동훈 대세론’이 깨졌다는 시그널”이라며 표몰이에 나서고 있다.
나, 원 후보 측은 결선투표 가능성도 커졌다고 보고 ‘막판 뒤집기’를 벼르는 분위기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까지 진행된 전대 당원 모바일 투표율은 40.47%로 집계됐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47.51%)보다 7.04%포인트 낮은 수치다.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윤영석 의원 사무실에 마련된 양산시갑 당원협의회를 찾아 참석자들과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뉴스1 |
당내에선 최종 투표율이 50%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자동 응답 시스템(ARS) 투표율은 한 자릿수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대의 ARS 투표율은 7.59%, 2021년 전대의 경우는 9.2%였다.
당원 ARS 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당초 이번 전대는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대권 잠룡들이 출격한 만큼, 역대급 투표율이 기대됐다.
예상보다 시원찮은 투표율을 두고 경선이 도 넘은 상호 비방·폭로전으로 점철된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깨질 듯이 너무 세게 싸우니까 당원들이 이 사람이든 저 사람이든 다 싫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경남 양산시 물금읍 윤영석 의원 사무실에 마련된 양산시갑 당원협의회를 찾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뉴스1 |
각 주자들은 저조한 투표율의 의미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종 투표율 65%’를 목표로 했던 한 후보 측은 다소 당황하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한 후보 측은 통화에서 “전년 대비 낮은 투표율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장 분위기도 그대로라 무난하게 1차 투표에서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한 후보 측은 투표율을 최대한 높여 ‘한동훈 지도부’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 “혁신하는 여당, 실력 있는 여당으로 반드시 거듭나겠다”며 ARS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오른쪽)가 21일 강원도를 방문, 김진태 강원도지사 등과 춘천 명동거리를 방문하고 있다.
나경원 후보 제공 |
 |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1일 춘천 명동 거리 내 포토박스에서 김진태(왼쪽) 강원도지사와 인생 네컷을 찍고 있다.
나경원 캠프 제공 |
2위권 주자인 나, 원 후보 측의 생각은 정반대다.
낮은 투표율은 각 후보 적극 지지층의 참여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이 경우 결선투표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 후보 측은 “낮은 투표율은 한 후보의 초기 대세론이 꺾였다는 시그널”이라며 “각자의 고정표만으로 승부한다면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과반 득표하기 힘들다”고 했다.
 |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박상웅 의원 사무실에 마련된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당원협의회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뉴스1 |
 | 국민의힘 원희룡 당 대표 후보(가운데)가 21일 경남·밀양·의령·함안·창녕 당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원희룡 후보 제공 |
원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투표율 추이와 관련해 “(한 후보의) 공중에 떠 있는, 당의 뿌리가 없는 막연한 인기와 팬덤은 당원들의 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결과”라며 “결선투표에 가지 않고 끝날 가능성, 오히려 제가 이길 수 있는 가능성도 생겼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 후보와 원 후보는 ‘한동훈 흔들기’에 집중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자신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거절한 것을 두고 “왜 우리 보수우파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았나. 왜 우리 당은 외면했나”라고 질타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입장을 두고 “한 후보는 ‘우리’가 되고 ‘동지’가 되는 정치의 기본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
윤상현 후보는 “후보들 상호 네거티브 공방, 설전, 지지자들 몸싸움을 보면서 전대가 본연의 모습을 잃었다는 당원들의 실망감이 (투표율에) 표현된 것”이라며 결선투표 가능성에 대해 “예단은 못하겠으나 한 후보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강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대에 20% 비율로 반영되는 일반 여론조사에선 한 후보가 크게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론조사공정이 지난 18일 발표한 국민의힘 지지층, 무당층 대상 조사에서 한 후보가 62.2%로 1위를 차지했고, 뒤이어 원 후보(15.2%), 나 후보(9.2%), 윤 후보(2.3%)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지난 15~16일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큰 폭으로 앞서는 이 같은 추이는 전대 레이스 내내 변함이 없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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