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 8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여권 내에선 두 사람의 만남이 당정 관계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총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며 파열음을 냈으나, 거대 야당을 상대하기 위해선 당정의 반목이 좋을 게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회복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31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한 대표를 불러 약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엔 두 사람의 만남을 조율한 정진석 비서실장만 동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4일에 당 신규 지도부와 만찬을 가진 적 있지만, 한 대표만 짚어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당시 당정 화합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검찰에서 함께 일하던 추억 등을 회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정 화합을 위한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이 됐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 역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비공개 회동이 당정 관계 회복 시그널을 연출한 것이라 입 모은다. 이같은 해석의 배경엔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가 원인으로 꼽힌다. 거대 야당이라는 공공의 적을 둔 두 사람이 불편한 관계를 이어나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실제로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표로 취임한 후부터 야당의 극한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한 대표 취임 이튿날인 지난 24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상황에 변화가 없다면 내일부터 방송4법과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등을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25일에 본회의에 상정했다.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은 부결됐으나, 방송4법은 여당이 5박 6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펼쳤음에도 거대 야당의 압도적 의석수를 넘지 못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사흘간 진행했다.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사흘이나 진행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청문회 이후 보고서 채택도 보류했다. 윤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하고 임명을 강행하자, 민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도 벼르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여당 의견을 일방 무시 중이다. 법사위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꺼냈던 모든 국민에게 1인당 최소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여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시켰다. 두 법안 모두 여당은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우려를 표하는 것들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도 민주당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당과 협치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정이 서로 등을 돌리고 싸우는 것은 제 살 깎아 먹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표 연임을 노리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고심 거리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지역 순회 연설에서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90% 이상 받지 않았느냐"며 "어떻게 보면 이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하는 동안이 우리(당정)에게 전열을 정비할 마지막 순간일 수도 있다. 이 전 대표가 더 높은 지지율로 연임하면 대정부·대여 공세가 더 강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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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회동', 관계 회복 시작…"당정 싸움은 제 살 깎아먹기"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 8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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