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이슈 놓고 물밑 의제조율
“미래권력 정치력 입증할 기회”
“특검법 피 마르는건 대통령실
양측은 급할 것 없어” 분석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적대적 공생 관계가 되고 있다.
”
한 대표와 이 대표 간 양자회담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성사되자 정치권에선 이 같은 평가가 나왔다.
‘미래 권력’으로서 정치력을 입증해야 하는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일시적인 데탕트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 지난 3월1일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20일 여야는 25일로 예정된 한 대표와 이 대표 간 양자회담의 의제와 형식을 조율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앞서 이 대표는 한 대표에게 양자회담을 제안하면서 채 상병 특검법과 지구당 부활 문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논의하자고 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굳이 거부할 것 없이 다 받아들여서 논의하는 게 취지에 맞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릴레이 탄핵 등이 많고 무의미한 청문회 등이 많은데 이런 정쟁 정치를 중단하는 선언을 하자는 제안을 우선 던져보려고 한다”며 “금투세, 이자 경감책, 저소득층·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세부적으로 법안을 챙겨 민생 회복을 위한 의제로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비서실장은 또 “마지막으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 협의체 등을 상설화해서 논의를 시작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와 이 대표 사이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오가자 “서로를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경쟁·협력 관계가 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KBS라디오에서 “(이번 양자회담은) 두 사람 모두 협력해야 할 필요도 있으면서 자기가 우위를 점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이라고 평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YTN라디오에서 “(양자회담에서) 서로의 생존 지점 혹은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양측은 회담 생중계 여부에 대해선 신경전을 벌였다.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 대치 국면을 각자의 입맛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 카드를 남겨둘 수 있고, 이 대표는 정권 심판 구도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관옥 정치연구소 민의 소장은 “한 대표와 이 대표 모두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급할 게 없다고 보인다.
지금 가장 피가 마르는 건 대통령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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