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 입니다.

반년째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로 응급실 운영 차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낙상사고 이후 응급실 22곳에서 거절당한 사연을 전하며 "의료체계가 무너지면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생문제의 제일 중요한 과제는 의료대란"이라며 최근 응급실에서 거부당한 경험을 전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오른쪽 이마에 밴드를 붙인 채 스튜디오에 방문했다.
진행자가 이에 관해 묻자 김 전 위원장은 "사실 새벽에 잘못해서 넘어져서 이마가 깨졌다"며 "119 소방대원이 와서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일으켜 응급실에 가려고 22군데를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줬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결국 "자주 다니던 병원에 신분을 밝히고 갔는데 이번엔 의사가 없었다"며 "그것을 솔직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이마를 8㎝가량 꿰맸다고 전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1977년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해 50년간 사회의료체제가 안정적·효율적으로 운영돼 왔다"며 "그런데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의료대란이 나서 의료체계에 적지 않은 손상이 올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게 무너지면 정권 자체도 유지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의료 분야에서 확신을 가지고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두환도 대통령 시절에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과연 의료에 대한 지식이 충분히 있냐"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당을 향해서도 "국민의힘 자체가 그런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서 정부의 시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당이 그런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의료 대란처럼 민생에 시급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중도층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편 대학병원 전공의 집단이탈이 6개월을 넘긴 가운데 코로나19 재유행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곳곳에서 응급실 파행이 일고 있다.
최근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60대 여성은 1시간 동안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 숨졌고, 출산이 임박한 산모는 응급실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았다.
다음 달 추석 연휴 기간 대부분의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응급 진료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