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회 인사청문회서 “그 분이 뇌물죄라면 저도 뇌물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을 알지도 못하고 받을 사람도 아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잘못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해철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 묻자 “(헌법재판소) 결정은 결정대로 인정 안 할 수가 없다”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후보자는 헌재 결정문에 담긴 탄핵 주된 사유가 국정농단과 직권남용, 정경유착 등이라고 지적하자 “그 점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헌재 결정이 문제가 있었음에도 재판소의 결정이기 때문에 인정하지만, 문구 하나하나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역사적 재평가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박 전 대통령하고는 나이도 같고 같이 쭉 살았기 때문에 그 분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저도 뇌물죄”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여 당시 ‘뻔건 윤석열이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집어넣었다’고 했던 발언과 관련해선 “집회를 하다보면 감정적이고 격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며 “그때는 내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비판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불법파업에 손배 폭탄이 특효약’, ‘세월호 참사는 죽음의 굿판’ 등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여야 의원이 시작부터 고성을 내지르며 40분 간 정회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광장에서 외치던 소리와 재야에서 외치던 소리, 청년기의 말과 지금의 말, 국회의원 할 때의 말, 도지사 할 때 말과, 지금 청문 절차를 받고 있는 김문수는 상황 자체가 많은 차이가 난다”며 “국민과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사과가 아니라 목숨도 바칠 일이 있으면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제 말씀에 부족한 점을 지적하시면 받아들일 것은 충분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26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장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건폭몰이’로 양회동 열사가 분신했다”며 “(그때) 김 후보자는 SNS에 ‘죽음은 막고 생명은 살리는 게 올바른 노동조합 정신 아닐까요’라는 글을 썼다.
김 후보자는 동료를 잃은 건설노동자의 아픔에 불을 지른 ‘노조혐오자’라고 비판했다.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극악무도한 자가 산업현장과 노동자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며 “우리는 인면수심의 김문수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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