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야당이 단독으로 본희의에 부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등을 추석 연휴 이후에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11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등을 12일 본회의가 아닌 추석 연휴 이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국회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의정갈등 해결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취지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부의된 법안은 추석 연휴 이후인 19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양당이 협의해달라"며 "지금은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집중하자"고 밝혔다.

그는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큰 일, 절대적 책무는 한시라도 빨리 의정 갈등이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조속히 국민의 불안을 덜고 피해가 더는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이 반년 넘게 불편과 고통 희생을 감내한 끝에 막다른 곳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의 현실화 가능성이 열렸다.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며 "문제 해결을 기다리고 촉구하는 국민의 간절한 심정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온전한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도 유연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온 것에는 윤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이 국민의 평가"라며 "대통령께서 직접 사태 해결의 의지를 밝히고 의료계가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진정성을 이제는 제대로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 의장은 두 건의 특검 법안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여러 단위에서 조사와 수사가 있었거나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의 의문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여론이 높다"면서도 "다만 지금으로선 국민이 처한 비상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국회의장의 판단이다. 대화 협력의 분위기가 단절되지 않도록 야당이 법안 처리 시기를 조금 유연하게 하는 것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 대란의 우려를 낳고 있는 의정 갈등 해결이 우선이다. 국민의 불안을 키워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하며 "정부도, 국회도 마찬가지다. 공동의 목표를 기준점으로 야당은 특검법 강행에 한걸음 물러서고, 대통령과 정부는 신뢰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여야의정 협의체가 조속히 출범해 의정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회를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은 이날 야당 단독 처리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다음날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해당 법안들의 본회의 상정을 추석 이후로 미루겠다는 우 의장의 방침을 두고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절차적 하자를 방지하기 위해 국민의힘에서 요청한 안건조정위원회도 미리 준비했고, 절차에 따라 안건조정위까지 마쳤다. 제가 국회 일을 하면서 안건조정위까지 시급히 마친 법안을 의장이 상정하지 않겠다는 사례는 처음 본다"라며 "매우 당황스럽고 경악스럽기까지 하다"라고 반발했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대정부 질문이 있는 날에 법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갑자기 19일을 추가해 협의토록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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