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대선후보 당시 김건희 여사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고 말한 것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2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약성경'이 등장하면서 지도부 사이에 큰 웃음이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고 발언한 것을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과 비교한 것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45년째 크리스천인 저도 못 외운다"라고 웃었고, 이 대표는 "제가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 징역 5년을 (구형)하지 않았을까"라고 직격했다.

구약성경 포문은 전현희 최고위원이 열었다. 전 최고위원은 "김문기를 개인적으로 모른다고 했던 이재명 대표, 그런데 검찰은 이 대표와 주변을 탈탈 털어 두 사람 업무보고 하거나 출장 함께한 사이라고, 허위 사실이라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선에서 손바닥 왕(王)자를 새겨 무속 논란으로 위기에 처했다. 그랬더니 배우자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암시하는 윤석열 후보의 거짓말"이라며 구약성경을 꺼내들었다.

전 최고위원은 "저도 꽤 똑똑한데 절대로 못 외운다. 거짓말이다. 윤석열 후보 발언이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싶으면 검찰은 김건희 여사가 39권, 929장, 2만3145절로 구성된 방대한 양의 구약성경 외우는 신공을 지금 당장 공직선거법 수사 착수해서 검증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웃음을 터뜨렸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도 크게 웃었다.

이 대표는 전 최고위원이 준비한 구약성경 관련 팻말을 보면서 "원래 선거법에서는 이런 건 처벌 못 하게 돼 있다. 인식에 관한 것이고 종교와 신앙에 관한 거라서 대상이 아니다"라며 "제가 이렇게 했으면 아마 외우냐, 못 외우느냐로 징역 5년을 (구형)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와 김 수석 최고위원을 쳐다보며 "하필 양쪽에 안수 집사들이 계시는데 저는 집사도 못 된 성도에 불과한데. 구약성경을 한 페이지라도 외우냐"라고 물었다. 김 수석 최고위원은 "아주 일부, 조금 조금만. (한 페이지는) 못 외우죠"라고 웃었고, 박 원내대표는 "못 외운다. 45년째 크리스천인데"라고 답했다. 회의장에선 또다시 웃음이 터졌다.

박 원내대표는 "저도 군대 있을 때 구약 39권 중 한 권인 시편 150편을 외우고자 도전했는데 김 여사께서 39권 다 외웠다면 정말 존경한다"며 "죄가 많은 곳에 은혜가 넘친다는 로마서 말씀이 있는데 손바닥 왕자를 감추기 위해 구약성경 다 외운다고 말씀하신 것은 너무 과장된 말씀이 아닌가. 성경을 인용해 거짓말을 하는 건 은혜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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