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사무소 공무원으로 시작한 토박이
주민 무관심 속 “맡겨 달라” 거리 인사
말 산업 클러스터·택배비 해결 등 공약
오일장이 열린 4일 오후 2시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시장. 더불어민주당 한연희 강화군수 후보는 숨돌릴 틈 없이 잰걸음을 걸었다.
파란색 점퍼를 입고 시장 광장에 도열한 대여섯 명의 여성 선거운동원들은 ‘준비된 강화군수’라는 큼직한 팻말을 목에 건 채 연신 손을 흔들었다.
이곳 토박이인 한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운동으로 정정당당히 군수가 될 테니 믿고 맡겨 달라”면서 “전통시장 상권을 과거처럼 살려놓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강화 남부농협 자재센터에 세워진 유세 차량 앞으로는 좀처럼 행인이 지나가지 않았다.
이따금 골목길에서 삼삼오오 장터를 찾은 노인들이 목격됐으나, 한 후보를 지켜보는 눈길이나 박수 소리는 찾기 힘들었다.
한 후보가 야채 가게와 두붓집 등을 돈 뒤 인근 벤치에 앉은 주민에게 다가서자 일부는 눈길을 외면한 채 마지못해 악수에 응하기도 했다.
강화에서 30년을 살았다는 주민 김모(76)씨는 “재보궐이라지만 이번 선거처럼 조용한 선거는 처음 본다.
다들 정치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든 한 후보의 얼굴에선 간절함이 배어 나왔다.
함께 온수시장을 찾은 배우자 김성희씨는 “강화읍 인근 자택에서 새벽 일찍 나온다”며 “공직을 마치고 행정사로 일하던 남편이 다시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니 응원한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한연희 강화군수 후보가 4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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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5시30분 집을 나선 한 후보는 강화읍 선거사무실에서 캠프 관계자들과 하루를 시작했다.
강화읍사무소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경기수자원본부장, 평택시 부시장까지 오른 그는 초보 정치인이다.
국제 말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굵직한 공약부터 교동·삼산지역 택배비 해결이란 생활형 공약까지 다양한 약속을 끄집어냈다.
오전 7시 수협사거리에서 시작된 거리인사는 2시간가량 이어졌고, 아침회의와 동기회모임·학부모간담회 참석, 노래교실 방문 등이 진행됐다.
산악회·댄스클럽 방문과 저녁거리인사를 마친 오후 7시쯤엔 인근 교회 심야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한 후보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전날 이곳을 찾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한 선거운동원은 “여당 후보와의 지지율이 10%가량 벌어진 것으로 나오지만 캠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보수성향의) 무소속 안상수 후보 출마가 변수”라고 했다.
강화=글·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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