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장성급 포함 병력
쿠르스크 전선 이동 가능성”
美 “북한군 투입 땐 공격 대상”
尹 “모든 위협 철저 대책 마련”
국가정보원은 29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병력 일부가 서부 쿠르스크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투입될 경우 “합법적 공격 대상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보급품 받는 북한군 추정 병력. 연합뉴스 |
국정원은 이날 서울 서초동 내곡동 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고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미 국방부가 북한 파병 규모 추정치를 약 1만명으로 상향한 가운데 국정원은 “우리 정보자산으로 확인된 숫자는 3000여명”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위치로”, “발사” 등 군사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북한 군인이 전장에 투입된다면 전투 병력으로서 합법적 공격 대상으로 간주된다”며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를 사용하는 데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정원은 다만 북한군이 러시아 군사용어 숙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소통 문제 해결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장교 휴대전화 사용 금지, 파병부대 내부 입단속을 하는 한편 파병군인 가족에게는 “훈련 간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보안 대책에 고심하고 있지만, 파병 소식이 북한 내부에 퍼지며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는 동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국정원은 “10월 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한 러시아 정부 특별기에 러시아 안보 핵심 관계자가 탑승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는 국제사회 반발에 직면한 파병 문제와 관련한 의견 조율 목적으로 보이며, 이후 북·러 양측이 파병 사실을 시인한 것도 이런 방문의 결과로 해석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전날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역시 추가 파병, 반대급부 제공 등 후속 조치를 위한 것으로 보고 정보를 수집 중이다.
 | 조태용 국정원장, 김남우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황원진 국가정보원 2차장, 윤오준 국가정보원 3차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 참관단·심문조 파견과 관련한 의원들 질의에는 “그런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한 적이 일절 없다”며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과거 게릴라전과 달리 드론전, 전자전 양상으로 치러지는 전쟁에 북한군이 투입돼 그 경험을 군사무기체계에 반영할 수 있는 만큼 국정원은 “군사정보와 관련된 절호의 기회”라며 “국가안보를 위해서라도 (파견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최근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 파병 북괴군을 폭격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해서는 “그런 사항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 군사 야합은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철저히 점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현·조병욱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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