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최근 초급장교 70%를 차지하는 ROTC 지원율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와 더불어 초급간부 수급문제가 크게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국방부를 비롯한 각 군차원에서 다각적인 노력이 있었지만 2015년 4.8 대 1에 달한 경쟁률은 8년째 하락세에 이어 지난해 결국 1.6:1로 떨어졌다.
지난 5일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최종 마감한 결과가 7989명이 지원해 2.1대 1의 지원율을 기록했다며 이는 지난해 5907명보다 2082명(57%) 증가한 수치로 전체 지원비율도 지난해 1.6:1에서 2.1:1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폭의 상승효과는 ROTC 모집 방법을 전·후반기 2회 확대와 지원서 접수절차 전산화, 교육훈련과정 보완, 학군생활지원금(월8만원→16만원)과 단기복무장려금(900만원→1200만원) 인상 등을 통해 지원율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 결과로 “다시 상향 곡선을 그리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수도권 상위 대학 후보생 수는 과거 100여명 내·외에서 현재 10여명 내·외 이하로 줄어든 수치를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남·여 학생들의 지원 비율도 잘 따져봐야 함은 물론, 단순히 올해만 소폭 상승했다고 그리 반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향후 복무기간 중 처우개선은 물론, 전역 후 취업과 장기 복무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들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초급장교의 요람인 육군학생군사학교(학교장 김동호 육군소장) 대강당에서 ‘제2회 문무대 학술·정책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송인헌 괴산군수, 김성규 서울대 부총장, 이충희 ROTC 중앙회 명예회장, 김상혁 스포츠서울 회장, 전국 학군단과 학군교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미나에 참석한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모든 개혁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초급장교인 소위 계급을 70% 넘게 배출하는 ROTC 제도가 무너지면 군 안보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 부분을 잘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ROTC 우수인력 획득과 양성교육체계 등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정책 포럼과 세미나 개최, 국회와 관계부처 장관, ROTC중앙회를 비롯, 관계관들과 토론과 협의의 장이 얼마나 있었는지 돌이켜보면 적어도 수십회 이상은 진행이 된것으로 기억된다.
인구 감소와 맞물려 인공지능이 빠르게 진화하며 AI가 일상화되는 시대에서 과연 대한민국 젊은 청년들의 군복무 문제를 어떻게? 그리고 졸업 후 취업은 어떻게?, 그들이 선택한 분야에서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는 것은 무엇? 등이 최대의 관심일 것인데, 과연 그들이 가장 바라는 바를 조금이나마 해소 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이번 기회에 다시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젊은 청년들은 하루빨리 군복무와 학교를 마친 후 사회로 진출, 좋은 직장에 근무하는것 만큼 행복한 것이 있을까?라는 면에서 우선 ROTC 복무기간을 28개월에서 24개월로 줄이자는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두되어 왔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병사들은 18개월로 줄어 들고, 더구나 급여는 병장월급이 초급장교 급여보다 상회하는 수준이 되다보니 누가 초급장교를 선호한단 말인가? 병사들은 일과 이후 정해진 근무 외에는 편히 쉬며 본인의 취미 활동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여가 생활 등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반면 초급 장교들은 턱없이 적은 당직 수당을 받으며 초과 근무를 하고 있는 군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ROTC 후보생 신분 중에도 탈단하는 현상이 많아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복무기간 단축 문제는 빠른 시일내 실현 되어야 할 것이다.
취업문제에 있어서도 대부분 기업들은 양성평등 이슈 등의 이유로 장교 특채 및 채용 우대를 포기한지 오래됐다.
기업들이 ‘장교 리더십’을 갖춘 전역 중위를 우대 채용하는 시절은 이제 까막득한 과거일이 되어 버렸다.
장교 출신에 대한 Merit 문제도 기업들과 함께 지혜를 새롭게 모으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금전적 보상으로 3학년 후보생 발탁과 동시에 1인당 단기복무 장려금 1200만원을 일시금으로 주고, 각 대학도 ROTC 후보생에게 주는 자체 장학금을 늘리는 등 ROTC 제도 유지에 부단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또한, 장기복무를 원하는 장교들의 희망은 당연히 상위 계급으로 정상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지난달 10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이 지적한 대목을 주목하지 않을 없다.
강 의원은 “현재 합참에서 근무하는 육군의 대령급 과장 중 76.8%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강 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 육군 기준으로 합참에서 근무하고 대령급 과장 중 육사 출신이 76.8%에 달했다.
이 외 출신으로는 △학군 10.7% △학사 10.7% △3사 1.8%로 확인되었다.
육군 기준 소위 임관자는 육사 출신이 6%인 것을 고려했을 때, 합참 대령급 과장에 비육사 출신이 지나치게 적은 상황이다.
대부분 주요 보직이 곧 진급이라는 현실은 누구나 공감하리라고 본다.
장기복무를 하고 있는 ROTC 출신 장교들에게도 기회의 문을 더 많이 열어주어야 그들이 희망을 가지고 근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강 의원이 “실무자 때 합참에서 근무하지 못하면 이후 합참의 중령급 총괄장교, 대령급 과장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해진다”고 지적한 부분을 다시금 새겨볼 필요가 있다.
사실 육사장교 1인당 양성비용은 2억 4600만원 정도이고, 반면 ROTC 후보생의 2년간 양성비용은 2200만원에 불과한 수치를 비교해 보자면 많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러니 하게도 1/10 수준의 양성비용이 투입된 ROTC출신 장교들이 최일선에서 비수(匕首)의 역할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ROTC 발전을 위한 포럼과 세미나가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내용이 타당하다면 정책에 반영되어 초급장교의 질은 물론 수급면에서도 문제가 없도록 국방부와 관계기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분명 ROTC 출신 장교가 초급장교(군 전투력의 핵심) 전체 70% 정도를 차지한 비율을 잘 헤아려 봐야 할 것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군의 전투력은 비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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