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G20회의 계기로 다자회의 추진
美·中·日 정상·트럼프 회동 여부에 관심
트럼프 만날 땐 새 국제 질서 우위 차지
韓·日 회담선 ‘수교 60주년’ 사전 논의
韓·中 회담은 경제·통상 긴밀 협의 관측
APEC서 경제성장·취약층 지원 등 협력
“개도·선진국 이어주는 가교 역할 할 것”
윤석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중국·일본 정상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별도 회동이 성사될 경우 새로운 국제 질서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첫 남미 순방, 트럼프 당선인 만날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통하고 있고, 추가적 생각할 사안은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변화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당선인은 이번 국제행사에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이 성사되려면 윤 대통령이 국제행사 직후 미국을 별도로 방문해야 한다.
 | | 윤석열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AP연합뉴스 |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이번 첫 남미 순방은 에이펙과 G20 정상회의 참석보다 미국, 중국, 일본의 정상과 미국 차기 정상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에 더 관심이 쏠린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날 일제히 미국 신행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차기 미국 정부는 외교·안보, 통상,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정책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2기 행정부하에서도 한·미동맹이 굳건하게 유지·강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한·일, 한·미·일 정상회의 추진
이번 다자회의에는 한·중, 한·일 정상회담이 차례로 열릴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먼저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며 “한·중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도 관련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 尹·시진핑 ‘2년 만의 만남’ 성사될까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2년 11월15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14일부터 시작되는 윤 대통령의 남미 순방에서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다.
성사될 경우 2년 만의 한·중 정상회담이 된다.
발리=연합뉴스 |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시 주석과 마주앉게 된다.
대중국 강경파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인선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 회동은 의미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나 경제·통상 부문에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경제 분야 의제에 대해 “특별한 논의를 하기보다 큰 틀에서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그간 이어온 외교 정상화 기조와 내년 수교 60주년과 관련한 사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도 전날 총리로 재선출된 이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 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과 만나 국제정세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논의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한·일 정상은 지난달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계기로 한 차례 회담을 가진 바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도 미·일, 중·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다.
◆에이펙·G20, 국제사회 역할 발표
한국은 내년 에이펙 개최 의장국 자격으로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14일 서울에서 출발해 같은 날 페루 리마에 도착할 예정이다.
15일 에이펙 회원국과 비회원국, 초청국 등이 참석하는 비공식 대화에서 권익증진, 포용, 성장을 주제로 열리는 첫 번째 세션에 참석해 포용적 경제성장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에이펙 기업자문위원회와 대화,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 인계식에도 참석한다.
여기에는 차기 CEO 정상회의 의장을 맡게 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연설하고, 윤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맡는다.
윤 대통령은 16일 에이펙 회원국 정상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 자리인 리트리트에 참석한다.
행사 말미에 올해 의장국인 페루로부터 의장기를 인계받는 행사도 마련돼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루에서의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윤 대통령은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방산협력 등을 위해 한국 기업이 페루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에 함께 서명하는 행사도 참석한다.
 |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G20 정상회의 참석 등 해외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해 18일 브라질이 추진 중인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구체적 기여방안을 제시하고 식량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책과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19일에는 기후위기 극복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협력 제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번 순방에 대해 “개도국과 선진국 협력을 이어주는 가교로서 우리의 역할과 앞으로의 기여방안을 소개할 것”이라며 “두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규범기반 국제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점과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 연대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남미에서 한국과 두 번째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페루와 공식 방문에서 공급망, 디지털 등을 중심으로 양국의 호혜적 협력파트너십 강화, 한국 기업의 현지시장 진출 기반 마련 등을 논의한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양국 실질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핵심광물, 관광, ICT(정보통신기술) 등 다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병욱·박지원·정지혜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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