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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100만원 미만도 이재명 도덕성 타격… 與엔 ‘반격 모멘텀’ [이재명 15일 ‘선거법’ 1심 선고]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11-14 19:00:00

유·무죄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
1심 당선무효형 땐 李측 즉각 항소
野 ‘檢 무리한 수사·권한 남용’ 공세
법원 ‘김문기 모른다’ 허위 인정 땐
당심 동요… 장기적 지각변동 가능성
열흘 후 위증교사 1심 선고에 촉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사건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14일 정치권은 이 대표의 유·무죄 여부와 함께 유죄가 선고된다면 형량은 어느 정도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선출직 공무원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을 경우 당선 무효로 처리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서다.
이 사건 재판엔 단순 이 대표의 의원직을 넘어 그의 정치생명이 걸려 있다.
그가 야권의 구심점으로 향후 대선 출마를 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의 성격이 강하다.

당내 친명(친이재명)계는 이번 선고가 1심 판단일 뿐 향후 2, 3심이 남아 있는 만큼 설령 이 대표가 유죄 선고를 받는다 해도 당장 리더십에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도 1심 판단으로 이 대표 일극 체제가 당장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다만 “유죄가 나온다면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온도 차를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100만원 넘으면 ‘재앙’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는 경우다.
이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되고 차기 대선 출마 길이 막힌다.
민주당은 리더십 위기에 더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았던 대선 비용 434억원을 국고로 반환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한 현역 의원은 “검찰 정권의 횡포가 심하다는 기류 속 의원들이 ‘지금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할 때’라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무죄가 선고되면 이 대표는 말 그대로 지도자 반열에 오르게 되겠지만 유죄가 난다면 그 책임 역시 이 대표가 전부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1심이 유죄를 선고할 경우 이 대표 측은 결과에 불복해 즉각 항소하고 그것으로 부족하다면 대법원 판단까지 받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검찰이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권한을 남용하고 수사 과정에선 관련자 진술과 각종 증거를 조작했단 입장이다.
전·현직 당 법률위원장인 양부남·박균택·이용우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이 앞다퉈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다.

◆100만원 안 돼도 도덕성 타격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이 선고되더라도 이 대표가 입을 타격은 작지 않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방송에 나와 고 김문기씨(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를 알면서도 몰랐다고 고의로 거짓말을 했는지 여부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산하기관 직원인 김씨를 몰랐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5년 김씨를 포함한 휘하 직원들과 호주 출장을 가 함께 골프와 낚시를 즐긴 사실이 드러난 뒤로도 김씨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와중에 100만원 미만 벌금형이 나올 경우 이 대표의 의원직 유지엔 당장의 어려움이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대표가 김씨를 알면서도 거짓말했다고 법원이 인정한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크다.
거듭된 대통령실발 악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민의힘이 반격의 모멘텀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유죄가 나오면 마음이 흔들리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당내 상황에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대표가 김씨를 몰랐다고 말한 점이 상당히 마음에 걸리는 게 사실”이라며 “오히려 메인 격인 대장동 사건은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데 선거법 사건이 걱정된다”고 했다.

야권이 선거법 못지않게 불안감을 갖고 바라보는 사건은 이 대표의 검사 사칭 관련 위증교사 사건이다.
당내에서는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라 선거법 사건은 무죄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오히려 위증교사 사건의 유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여 우려스럽다”는 뒷말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일은 이달 25일이다.

김동연 경기지사(오른쪽)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경기도 제공

야권 일각에선 이달 중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형사재판 4건 중 2건의 1심 판결 내용에 따라 야권 내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최근 독일에서 만났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미 스탠퍼드대 강연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새미래민주당(새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전직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와 신 3김 그룹(김동연·김경수·김두관)을 아우르는 ‘야권 빅텐트론’을 제시하는 등 ‘포스트 이재명’ 체제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민영·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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