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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비상계엄령 선포에… 정치권 벌집 쑤셔놓은 듯 발칵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12-04 04:47:27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비상 계엄령 선포에 정치권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 발칵 뒤집혔다.
제각기 막바지 지역구 일정을 소화하거나 퇴근 후 휴식을 취하던 의원들은 계엄 선포 소식에 국회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의 출입 통제와 군 공수부대의 국회 본관 진입, 이를 막으려는 국회 직원들의 저지가 이어지는 등 국회 본관 곳곳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들이 국회의원, 의원 보좌진, 취재진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분명 이건 영화 아니다”

의원들에 앞서 국회의원 보좌관과 비서관 등 각 의원실 직원들이 황급히 국회로 복귀했다.
하지만 오후 11시10분쯤 경찰이 국회 앞 출입로에 차벽을 치고 직원들의 출입을 제한하면서 고성과 항의가 빗발쳤다.

현장 경찰관은 “못 들어간다.
여러분이 지금 왔듯 우리도 지금와서 지시 받은 대로 하고 있다”며 “의원들은 확인해서 들여보내고 절차대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왜 국회 직원을 못 들어가게 하나”, “왜 경찰이 우리를 막냐”, “왜 국회 문을 걸어잠그나. 미친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후 다른 경찰관이 “의원만 배지를 확인해 들여내겠다”고 하자 국회 직원들은 “의원들이 들어가는데 의원 보좌직원들의 출입을 왜 막냐”라고 반발했다.
실랑이는 경찰이 신분 확인 후 출입을 허용하면서 약 5분 만에 일단락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시25분이 지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들이 본관 3층 본회의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모자를 눌러쓴 채 의원들과 대화를 나눈 뒤 급히 집무실로 향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분주히 오가며 통화를 이어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회의장으로 향했다.

민주당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은 “이건 분명 영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실장은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모여들고 있고 당 지도부도 국회 경내에 대기 중”이라고 했다.

◆軍, 국회 본관 진입

비슷한 시각 계엄사령부(사령관 박안수)는 국회의 정당 활동과 정치적 결사·집회·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모든 언론이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등 내용의 1호 포고령을 발표했다.
본회의장 앞에 집결한 각 의원실 보좌진 사이에선 “계엄사가 포고령을 근거로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의결을 무력으로 막을 수 있다”는 말이 오가며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 대통령이 미쳤다”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11시35분쯤 당사에 비상 대기하고 있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국민 여러분 안심해달라. 이런 위헌 위법한 계엄 선포를 바로잡겠다”며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안철수 의원도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비정상적 폭력이다.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며 국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시각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재직 중 소추되지 않지만 이것(계엄 선포)은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 추진 가능성을 거론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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