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前 특수전사령관 폭로
곽 “비화폰으로 2번째 전화서 지시
현장지휘관 반대 등으로 이행 안해”
선포일보다 이른 1일 비상계엄 인지
“김용현, 국회·선관위 등 6곳 확보 지시”
국회 ‘尹 내란 상설특검안’ 통과
尹 등 8인 신속체포 요구안도 처리
법원, 김용현 영장심사… 金은 불참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지휘관에 전화해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하려 했다는 증언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을 내란을 총지휘한 혐의로 적시한 상설특검안이 이날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육군 중장)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직접 전화를 했다”며 “(윤 대통령이 두 번째 통화에서)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오전까지도 통화가 두 번 있었다는 사실만 공개했는데, 오후 회의에 이르러 두 번째 통화의 상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현장 지휘관의 반대와 자신의 판단으로 이행하지 않았으며,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당시 상황을 전달한 뒤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계엄 선포 전부터 계엄이 논의된 정황도 새롭게 드러났다.
곽 전 사령관은 이달 1일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일 지시받은 내용에 대해 “제가 받은 임무는 국회, 선관위 셋(3곳),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개 지역을 확보하라는 것이었다”면서 “임무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유선 비화폰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 與서도 22명 찬성표 ‘12·3 비상계엄 사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에 대한 10일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자율투표 방침을 정한 국민의힘에서도 22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번 상설특검 요구안은 찬성 209표, 반대 64표, 기권 14표로 가결됐다.
남제현 선임기자 |
이날 법원은 이번 사태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김 전 장관은 다만 이날 법원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방어권 행사 기회를 포기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에 ‘내란 수괴’가 아닌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혐의를 적용했다.
최종 결정권자를 윤 대통령으로 본 것이다.
국회에서는 이날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으로 명명한 상설특검안이 재석 287명 중 찬성 209명, 반대 64명, 기권 14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당론 없이 자율 투표로 참여해 22명이 찬성했다.
상설특검안은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계엄 통제 권한을 무력화하는 등 내란을 총지휘한 혐의로 윤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 굳은 표정으로 다른 증인들의 증언을 듣고 있다.
뉴스1 |
김 전 장관과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도 수사 대상으로 적시했다.
검찰·경찰·공수처 간 수사권 논란은 특검이 수사를 주도하는 것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등 주요 인사 8명의 신속 체포를 요구하는 결의안도 재석 288명중 찬성 190명, 반대 95명, 기권 3명으로 채택했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해군 준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구금 시설 및 체포와 관련된 지시는 제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이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 및 구금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방첩사 내부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희연·백준무·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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