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오전부터 비공개 의원총회가 진행 중으로 권성동 원내대표는 '투표에는 참여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에는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안이 자동 폐기됐지만, 이번에는 투표함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한동훈 대표와 권 원내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안 표결 참여 및 찬반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표결 참여를 제안하면서 "당론 변경 여부는 의원님들이 토론해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1차 탄핵안 표결 때부터 '부결' 당론을 유지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안 찬반, 표결 참석 여부 등 모든 것을 의원총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의총이 진행되는 가운데 기자들과 만난 조경태 의원은 의원들 상당수가 표결에는 참여하는 쪽으로 논의를 모아가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탄핵 찬반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찬성하는 분들과 반대하는 분들의 입장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
온도 차가 크다"며 "탄핵 찬성하는 의원들은 주로 결심이 서서 침묵하는 분위기이고, 반대하는 의원들이 설득하려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세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가 개인 의견을 전제로 투표장에는 참가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고동진 의원은 "전부 들어가서 표결하는 쪽으로 기울었는데 반대하는 분들도 일부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의견이 많이 수렴된 것 같다"고 했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에는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안이 자동 폐기됐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에는 투표함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공개나 비공개 형식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이 8명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1차 탄핵 표결 당시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등 3명만 표결에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까지 탄핵에 공개 찬성한 여당 의원은 조경태·김재섭·진종오·한지아 의원까지 추가됐다.

한동훈 대표 역시 이날 국회 출근길에 "오늘은 우리 모두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만 생각해야 한다.
저도 그러겠다"고 밝혔다.
1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안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고 민생, 경제, 외교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국민의 뜻에 따라 윤 대통령의 탄핵 표결에 찬성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1차 표결 당시 안 의원은 국민의힘 당론에 따르지 않고 홀로 자리를 지켰다.
탄핵 찬성 촉구 1인 시위에 나섰던 김상욱 의원은 한 대표를 만난 뒤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 보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그것을 정면으로 훼손하고 보수를 갈라치기 한 것은 윤석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탄핵안이 가결되면 외교·국방·행정의 수반인 윤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고,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최장 180일 동안의 심리에 착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