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에서 사임한다. '탄핵 정국'이 가속하면서 정무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16일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재명입니다"라며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아쉬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명이네 마을은 그의 네이버 팬카페로, 회원들은 '주민'으로, 이 대표는 '이장'을 맡으며 운영된 바 있다.
그는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저도 덩달아 챙겨야 할 일이 참 많아졌다"라며 "사실 이장이라고 해서 무슨 권한을 행사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비상한 시국인 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쁜 일상 탓에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하지만, 재명이네 마을 주민 여러분들께서 누구보다 뛰어난 '행동력'으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주심을 잘 알고 있다"며 "대선 패배 후 미안함에 고개 숙이고 있던 저를 다시 일으켜주신 여러분의 봄날 같은 사랑, 또렷이 마음에 새기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장은 아니더라도 저는 여전히 재명이네 마을 주민"이라며 "늘 그랬듯 좋은 소리도 쓴소리도 자유롭게 남겨달라. 다시 돌아오겠다. 기약할 수 없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재명이네 마을은 이 대표를 향한 강성 지지층 성향이 두드러지는 팬카페로 유명하다. 회원 수 약 20만명에 달한다. 2022년 당시 대선에서 이 대표가 패한 뒤 개설됐으며, 당시에는 '개딸(개혁의 딸의 준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 대표의 강성 팬을 자처했다. 다만 지난해 말 해당 카페 운영자가 개딸 명칭 파기 선언을 한 뒤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 대표 지지 성향이 두드러지는 팬 카페이지만, 이곳 회원들이 민주당과 항상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엔 민주당 내 비명(비 이재명)계 일각에서 이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지사'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익명을 요구한 카페 운영자는 "(이 대표가 이장직을) 탈퇴하시면 된다"라며 "우리 지지자의 마음이 중요한 거지 탈퇴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