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후 첫 만남…화기애애한 분위기 권성동 “대통령제 개헌 전향적 검토해달라” 이재명 “민생 추경, 국정안정협의체 검토해달라”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취임 인사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대면이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최근 정국에 대해선 다른 입장을 보였다. 권 대행은 이 대표를 향해 ‘대통령제 개헌의 전향적 검토’를 요청했고, 이 대표는 ‘민생추경’과 ‘국정안정협의체’를 거듭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민주당 당대표실을 찾은 권 대행을 맞이하며 “선배님”이라고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중앙대 법학과 동문으로 사법고시를 함께 준비한 인연이 있다. 권 대행이 80학번, 이 대표가 82학번이다. 사법고시는 권 대행이 제27회, 이 대표가 제28회 사시에 각각 합격했다. 이번 회동도 회의장 밖으로 웃음소리가 계속 새어 나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어제도 전화드렸는데 (중앙대) 대학 선배님이시고, 어릴 때 고시 공부를 같이한, 옆방 쓰던 선배님”이라며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화할 때 말한 것처럼 정치가 복원됐으면 좋겠다”며 “원래 세상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면 이해관계가 다르고 입장이 다를 수 있어서 다투거나 경쟁할 수 있는데, 전쟁처럼 상대방을 제거하려고 한다.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 돼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대화하지 못할 주제는 없고, 협의하지 못할 주제도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얼마든지 협의해 나갈 수 있다”며 “정부가 건전재정에 매몰돼 경제 부분의 책임이 미약했다. 조속하게 민생안정을 위한 민생추경을 했으면 좋겠다. 전향적인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거절당한 ‘국정안정협의체’를 다시 제안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상태라 국정이 매우 불안정하다”며 “대행체제가 완벽할 수는 없어서 이런 때일수록 국회 1당, 2당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 국정이 안정될 수 있게 협의해야 한다. 권 대행께서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필요한 부분까지 양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권 대행은 “행정부는 행정부 나름대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것이고, 사법부는 흔들림 없이 신속 공정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우리 입법부만 서로 지나친 경쟁을 자제하고 머리를 맞대면 이 혼란정국 잘 수습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 말씀 중에 ‘우리 국방과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에 대한 임명 필요성’ 언급에 대해 환영하고 정말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작금의 사태, 헌정사 세 번에 걸친 탄핵 정국이 있는데 우리 헌법이 채택하는 통치구조, 대통령 중심제 국가가 우리 현실과 잘 맞는지 부분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7년 (개헌) 이후 7번째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는데 제대로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좀 더 많은 국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상생 협력할 수 있는 제도로의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대표가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달라”고 했다. 또 “최재원 감사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14건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라며 “대통령 탄핵안까지 가서 헌재가 언제 탄핵소추안을 다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남발한 탄핵소추, 정치공세 성격이 강한 탄핵소추는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서 헌재 부담을 덜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예방에는 조승래·김태선·이해식 민주당 의원, 박수민·박형수·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배석했다. 이날 상견례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이 대표가 웃으면서 “카메라도 많은데 악수 말고 한 번 안아보자”고 농담했고, 권 대행이 침묵하며 장난스럽게 응수하자 이 대표 역시 “거봐, 안 하잖아”라고 웃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 “두 분이 학교 동문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친분도 있는 사이라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했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