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주요 내용·안팎
총리로서 ‘계엄 심의 국무회의’ 소집
국회 결의에도 尹에 해제 건의 안 해
한동훈과 ‘공동 국정’ 구상도 도마 위
박찬대 “韓 주요임무 종사 분명해져”
우원식 “韓 여야합의 따지는건 궁색”
“한덕수 권한대행은 12·3 내란 사태의 핵심 주요 임무 종사자임이 분명해졌다.
”
 | 논의하는 민주 지도부 26일 헌법재판소 재판관(마은혁·정계선·조한창) 선출안 표결을 앞둔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두 번째)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오후 대국민담화에서 사실상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뜻을 분명히 하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에 대해 이같이 규정한 뒤 즉각적인 탄핵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이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김 전 장관이 계엄 건의와 관련해 사전에 한 권한대행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한 내용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한 권한대행이) 보였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해졌다”고 했다.
결국 한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를 명분으로 들어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한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그 속내가 ‘내란 공범’으로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어깃장을 놓겠단 의도란 걸 분명히 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날 한 권한대행 대국민담화 직후 발의한 탄핵소추안에도 이런 인식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탄핵안에 따른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 사유는 국무총리 직무 관련 3가지와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 관련 2가지 등 총 5가지다.
총리 직무 관련 사유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게 바로 12·3 비상계엄 관련 내용이다.
탄핵안에는 한 권한대행이 “국무총리로서 비상계엄이 위헌·위법함을 알면서도 권한 없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심의를 소집해 윤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적극 도왔고, 국무회의에 참여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이 선포될 수 있도록 돕거나 적어도 묵인, 방조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4일 새벽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 이후 한 권한대행이 국무회의를 즉각 소집하거나 윤 대통령에게 소집 건의를 하지 않는 부분도 문제 삼으며 “계엄 선포 당시 대통령의 위법 행위를 해소해주기 위해 적극 가담한 정황”이라 평가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 전, 한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국정 수습 방안으로 밝혔다가 좌초된 ‘한동훈·한덕수 공동 국정운영 방안’ 또한 탄핵소추 사유에 포함됐다.
탄핵안에선 “윤석열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었고 탄핵소추 의결 전으로 권한 정지 상태도 아니었는데, 한 권한대행이 여당과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건 헌법상 근거가 없는 위헌적 발상”으로 헌법에 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 국무총리 직무 관련 사유로 김건희 특검법·채 해병 특검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도 포함됐다.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 관련 사유는 내란 상설특검 임명 절차 이행 회피와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가 적시됐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런 탄핵안을 보고했고,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친단 방침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한 권한대행의 직무는 정지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차순위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넘겨받게 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최 부총리가 계엄 직전 국무회의에서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는 점을 들어 “한 권한대행보다 낫다”는 평이 벌써 나오는 터다.
다만 한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엔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안 의결정족수 논란’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중심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에 준해 탄핵안 가결에 200석 이상이 필요하단 주장이 나오는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이란 ‘직위’는 법률에 없다”며 ‘국무총리’로서 과반 의석이면 탄핵안 처리가 가능하단 입장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가 한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 합의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하겠다고 밝힌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에 생중계 화면이 나오고 있다.
뉴스1 |
일단 우 의장은 24일 이 문제와 관련해 “1차적 판단은 국회의장이 하는데, 어제 국회 기관인 입법조사처가 국회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며 “그런 점 등등을 잘 참고해서 판단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날 관련 보도자료에서 “탄핵 사유가 국무총리 직무수행 중 발생한 경우 일반정족수(과반 의석)가 적용된다는 다수 헌법학자 의견(13인)을 근거로 제시하고, 또 탄핵 사유 구분 없이 가중정족수(200석)가 적용된다는 일부 의견(2인)이 새로이 언론에서 확인됐다”고 밝힌 상태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한 권한대행이) 총리 시절 내란 사태가 불거지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전까지 총리로서 했던 이 가운데 불법 위법 사항이 있기 때문에 과반이면 가결돼 그대로 가결 선포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 후 한 권한대행을 향해 “지체 없이 임명 절차를 마무리하길 바란다.
논쟁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은 여야 합의로 추천된 분이다.
절차에 따른 임명을 두고 ‘여야 합의’를 따지는 건 궁색하고 옳지 않다.
‘합의해달라’는 건 사실상 안 하겠다는 것이고 국회의 헌법재판관 선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승환·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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