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위법·부정선거 의혹 해소하고자
계엄 포고령 등 金 작성하고 尹이 수정
尹, 국민 통행금지 등 내용 삭제 지시해
체포조 운영했지만 체포 지시는 없었다
노상원에 자문만 받아… 尹과 관련 없어”
尹 혐의까지 부인… ‘윗선 자르기’ 전략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와 마찬가지로 계엄 선포의 적법성과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논란이 된 체포조 운영과 수사2단의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체포 명단과 체포 지시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26일 서울 서초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김 전 장관의 입장을 변호인단의 견해를 덧붙여 전했다.
 |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
변호인단은 “포고령, 담화문, 계엄선포문 등은 대부분 김 전 장관이 작성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검토하고 일부 수정했다”면서 “계엄 포고령 초안에 일반 국민에 대한 통행금지 등 내용이 포함되자 대통령이 계엄은 일반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이를 삭제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계엄하에 금지된 것은 국회의 입법권이 아닌 정치행위만이라며 “대통령이 계엄 당일 김 장관에게 국회의원 출입이나 의사활동을 막진 말라고 명확히 지시했다”고 덧붙여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 전 장관, 본인과 윤 대통령 혐의 부인
김 전 장관 측은 이날 본인 혐의뿐 아니라 윤 대통령 혐의까지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이는 위계와 역할에 따라 우두머리(수괴), 중요임무 종사, 부화수행 등으로 나눠 처벌되는 내란죄 구조상 현재 수사기관이 보는 위계 구도를 흔들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점으로 올라가는 길목을 차단하면서 책임을 덜어내는 방식의 ‘윗선 자르기’로 받아들여진다.
내란 수괴라는 정점의 혐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아래로도 죄가 내려오지 않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계엄 준비 시기와 관련해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늘 국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고민했다”며 “최근 들어서 정치세력이 국회를 숙주 삼아 벌이고 있는 위법행위가 극심해지면서 비상대권 발동(계엄 선포)을 고려한 것으로 김 장관은 이해했다”고 했다.
이번 계엄과 관련해 공식적인 건의 절차는 밟았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계엄 건의와 관련해 사전에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먼저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김 전 장관이 명확히 얘기했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김 전 장관과 윤 대통령이 계엄에 나선 이유에 대해 “국회를 숙주로 삼아 국회의 권능을 악용해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감시권 회복”을 들었다.
소위 부정선거 의혹을 계엄의 이유로 꼽은 것이다.
이 변호사는 “(선관위에 대한) 어떠한 사법 통제나 심사가 단 한 번도 없었고, 국정원 보안점검 때도 가상의 서버만 제공됐다”며 “대통령은 선관위에 대한 국민의 감시통제권을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비상계엄이라고 판단했고, (김 전) 장관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상원, 자문 역할… 계엄 직접 개입 아냐”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언론에 보도된 체포조 운영과 수사1·2단 구성은 사실임을 확인했다.
다만 변호인단은 “체포조 운영은 계엄 사무의 통상 업무”라고 했다.
‘체포 명단’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계엄 선포 직후에 포고령 위반자가 특정될 수 없으니 체포 명단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활동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포고령 위반이) 예상되는데, 이들에 대한 예방활동 지시를 그렇게(체포로) 이해했을 수 있다”고 애매하게 답변했다.
기존 관련자들의 진술이 장관의 지시를 잘못 이해한 데서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 26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왼쪽)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긴급 체포돼 구속된 김 전 장관은 불법 수사를 주장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
정보사령부 산하에 꾸려진 1·2수사단에 대해서는 1수사단이 여론조사기관 등 정치행위 관련, 2수사단은 선관위 등 선거부정에 대한 수사를 담당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계엄 선포 전 북한 오물풍선의 원점 타격을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물풍선을 원점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하자고 지시한 바 있다”며 “안보 차원에서 국방부 장관으로서 오물풍선 근원지 원점 타격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라고 반박했다.
이른바 ‘비상계엄 수첩’의 작성자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의 직접 관련성은 부인하면서도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변호인단은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령관을 지내며 해외 정보 취급에 능통한 사람이라 김 전 장관이 ‘블랙요원 정보유출 사건’ 수습, 국외세력의 선관위 서버 개입과 관련해 자문을 구했다”면서도 “계엄 선포나 계엄 사무 수행에 대해서는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공수처 소환 조사 요구에 불응한 윤 대통령 측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 비공식 대변인 역할을 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尹 계엄은 일반 국민 향한 것 아니다”… ‘내란 혐의’ 부인한 金 [김용현 변호인단 회견] 
등록안내
등록안내
20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