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탄핵 정국을 비롯한 한국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에도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한 차원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6일 외교부 청사에서 오찬 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 등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 앞서 외교부 청사로 들어가며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평가' 등을 묻는 말에 가벼운 미소만 짓고 따로 답을 하진 않았다. 그의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말 고별 성격을 갖는다.
양측은 회담에서 한국의 탄핵 정국에도 변함없는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바이든 행정부 기간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 강화 성과 등을 평가하고 트럼프 정부에서도 이를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입장에선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그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 관리' 측면도 있다.
아울러 러시아와의 밀착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는 북한이 이날 새해 첫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만큼 북·러 간 불법적인 군사 협력에 대한 대응 의지도 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뒤따른 연쇄 탄핵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우리 외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측에서는 블링컨 장관과 함께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매슈 밀러 대변인, 톰 설리번 자문관, 퇴임을 앞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등이 자리했다. 고별 방문인 만큼 조 장관은 회담장에 착석한 뒤 환영 발언을 하면서 블링컨 장관을 '토니'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협의 내용을 발표한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했다. 전날 밤 한국에 도착한 그는 오는 9일까지 일본, 프랑스 등을 순방할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