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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 소유' 재확인…"확장주의 부활" "중동 흔들기"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3일 만에 다시 언급
"트럼프, 노골적인 미국 제국주의 추구해"
"실현 안돼도 중동 지역 뒤흔들기엔 충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 발언이 국제 사회와 미국 내에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욕심이라는 평가와 함께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 발언이 국제 사회와 미국 내에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욕심이라는 평가와 함께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뉴시스

[더팩트ㅣ이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소유권을 거머쥐겠다는 야망을 드러내자 국제 사회와 미국 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욕심이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와 동시에 철저히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는 미국에 넘어올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훨씬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공동체에 재정착해 안전하며 자유로울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진 직후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take over)하고 소유할 것"이라는 파격적 발언 뒤 3일 만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약 214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 중동 국가로 강제 이주시킨 후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표명한 바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달 15개월에 걸친 가자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휴전은 총 세 단계로 42일간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인질 33명이 석방되고 2단계에서는 사망한 인질을 포함해 59명가량이 귀환할 예정이다. 이후 3단계에서는 영구 휴전과 가자지구의 재건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으로 휴전 이후 협상은 오리무중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1단계 휴전을 연장하는 2단계 협상을 파탄시켜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속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남아 있는 인질의 석방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으로 하마스가 인질 협상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망을 부활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테디 루스벨트나 앤드루 잭슨과 같은 과거 대통령들의 확장주의와 유사하다'며 "그가 19~20세기의 노골적인 미국 제국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발언이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며 중동 지역을 뒤흔들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중동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앞다퉈 성토하기도 했다. /AP.뉴시스

이와 반대로 철저한 셈법을 거친 계산된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뱀을 놀라게 하려 중동의 풀을 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의 병법서 삼십육계 중 '타초경사'(打草驚蛇·수풀을 휘저어 뱀을 놀라게 한다)를 인용한 것으로 발언의 의도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BBC도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대해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지역의 패권과 이스라엘 고립을 노리는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중동 지역을 확실히 뒤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망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점령 및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 계획에 대해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영원히 불가능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해관계가 첨예한 중동 국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발상을 앞다퉈 성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회담 직후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수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인들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고 그들을 쫓아내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 국가로 지목된 이집트와 요르단도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개입주의 성향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우리는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려고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다"며 "해외 점령 전쟁을 벌여 미국의 자원을 낭비하고 미군의 피를 흘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koifla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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