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비 4조8700억” 이재명에 한동훈 “거짓말 면허증… 총액도 틀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28 16:18:0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SNS에서 “이재명·민주당은 사과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청 화재 이재민 대피소인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을 찾아 이재민 말을 경청하고 있다. 산청=연합뉴스

산불 대책에 쓰일 국가 예비비가 4조8700억원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발언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8일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그나마 이 대표가 말한 ‘총액’도 틀렸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민주당이 삭감한 예비비의 진실’ 제목 글에서 “아무리 ‘거짓말 면허증’이 있다고 해도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조차 새빨간 거짓말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이같이 따졌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대전시당위원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산불 대책에 사용할 국가 예비비는 총 4조8700억원이 이미 있다”며 “무슨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나”라고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영남권 산불 대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한 ‘재난 예비비’ 복원의 시급함을 강조하는 국민의힘이 지난해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 편성 예비비를 민주당이 대폭 삭감했다고 부각하자, 이 대표가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마치 예산이 삭감돼 산불 대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울고 있는 국민의 아픔이 공감되지 않나”라며 “최소한의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예비비는 2조4000억원이 있고 재난에만 쓰라고 목적이 특정된 예산만 해도 1조6000억원”이라며 “더군다나 국고채무부담을 1조5000억원까지 할 수 있다”고 했다.
예산이 없어서 산불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처럼 국민의힘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한다면서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산학연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하며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에 한 전 대표는 SNS에서 “국가 예비비 2조4000억원, 부처별 재난·재해대책비 9270억원, 국고채무부담 1조5000억원을 합친 건데, (그나마 이 대표는) 총액도 틀렸다”며 “재난·재해 대책비는 대부분 용처가 정해졌고 집행이 완료된 사업도 있어 가용 예산은 1998억원뿐”이라고 받아쳤다.

특히 “국고채무부담은 시설복구 등에만 쓸 수 있어 피해 주민들을 위한 보상금과 생계비 등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반토막 낸 예비비 중 1조6000억원은 사업목적이 정해져 있고 일반 예비비는 8000억원뿐”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가 편성한 4조8000억원 규모 예비비를 절반인 2조4000억원으로 감액한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우리 당은 재난 예비비 추경 편성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걸고넘어지며 정쟁화했다”며 “도대체 재난과 헌법재판관이 무슨 상관이냐”고도 한 전 대표는 따져 물었다.

계속해서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갈 곳 잃은 이재민들 앞에서 이게 무슨 행패냐”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재난 극복에 진심이라면, 이제라도 예비비 삭감 문제를 사과하고 추경 편성과 피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