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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상>] 윤석열 파면 순간 정적…망연자실한 '용산'


국힘, 침통한 분위기 속 헌재 결정 수용
4·2 재보궐 선거 '패배' 평가에는 '발끈'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22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켰던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22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켰던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전 11시 22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같이 주문을 읽는 순간 대통령 윤석열은 파면됐다. 국민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12·3 비상계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 만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지금의 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엄청난 갈등과 분열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경제 침체도 심각하다. 서민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제라도 정치권이 민생과 국민 화합을 위해 책임감을 느끼고 직분을 다해야 하지만, 차기 대권을 차지하려는 여야의 이전투구 양상이 벌써 눈에 훤한 듯하다. 문 대행의 선고 요지 중 이런 대목이 있다.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다." 조기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명심해야 할 핵심 구절이다. 헌정사에 영원히 기록될 격동의 한 주간 정치권에서 일어난 일들을 되짚어 본다.

헌재는 4일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인용했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헌재는 4일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을 인용했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결국 내려진 '파면' 선고…수장 잃은 대통령실 '침묵'

-드디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졌어. 아, 이제 윤석열 전 대통령이지.

-4일 오전 11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요지부터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자 대통령실 출입기자들도 바짝 긴장한 채 TV에 눈과 귀를 모았어. 선고 내내 각 쟁점별로 청구인 측 주장이 인정되는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인용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왔어. 이윽고 문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자 기자실이 다양한 감탄사로 크게 술렁였어. 탄핵을 두고 개별적으로 찬반이 있었겠지만, 그만큼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누적된 피로감이 컸던 것 같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봉황기가 내려져 있다. 오른쪽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실 청사에 게양된 봉황기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봉황기가 내려져 있다. 오른쪽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실 청사에 게양된 봉황기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같은 시각 대통령실 직원들은 침묵에 휩싸였다고 해. 각자 사무실에서 TV로 선고 장면을 시청했는데 주문을 읽자 정적이 흘렀다고. 현직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파면된 순간이니 그 실망감이 이해돼.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는데 결국 결과가 이렇게 나온 거지. 대통령 파면으로 당장 역할이 모호해진 부서도 있고, 생계를 걱정하는 직원들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망연자실한 상태로 보여. 한편으로는 일부 실별로 청사 내 매점에서 과자 등 주전부리로 카드를 소진하는 모습도 목격됐어.

-윤 전 대통령은 선고 이후 약 2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1시 50분쯤에서야 짤막한 입장을 내놨어.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어. '지지하고 응원한' 여러분에게만 감사·죄송을 언급했고,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의례적인 승복 메시지조차 없었어. 파면이라는 결정에 불만이 없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고, 본인의 실정으로 국민들이 두 쪽으로 깊게 갈라졌다면 최소한 통합을 당부하는 내용 정도는 있어야 했지 않냐는 비판이 나와.

국민의힘 권영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박헌우 기자
국민의힘 권영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박헌우 기자

◆침통한 국민의힘, 왜 빨리 탄핵 승복했을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여당 분위기는 어때?

-당연히 좋을 리가 없지. 침통한 분위기가 느껴졌어. 의원들의 표정도 어둡고 말이야. 다만 겸허하게 헌재의 결정을 수용한 건 인상적이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헌재의 선고 직후 현안 기자회견을 열어 "안타깝지만 국민의힘은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라면서 "무엇보다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어. 권성동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대통령 탄핵소추의 절차와 내용의 문제점을 수없이 지적해 왔기에, 헌재의 결정에 아쉬움이 많다"라면서도 "마음은 아프지만, 헌재의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어.

-여당의 책임 있는 태도는 높이 평가할 부분이네. 탄핵 정국에서 우리 사회가 극심한 갈등과 대립하며 혼란스러웠잖아. 국민 분열을 수습하고 치유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바람직해 보여. 일각에서는 여당의 빠른 승복을 두고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 만큼 민심을 고려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와.

-애초 국민의힘은 헌재의 탄핵 선고 전부터 야권을 향해 헌재의 결정에 승복할 것을 요구해 왔어. 여당도, 야당도 헌재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말이야. 그 약속을 지킨 셈이지.

-국민의힘은 왜 빨리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자고 했었을까.

-기각이나 각하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이 요인이지 않을까 싶어. 최근 만났던 여당 의원들은 기각 또는 각하될 것으로 예상하더라고. 진심으로. 게다가 3월 중순께 예상됐던 선고가 지연되면서 헌재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잖아. 국민의힘으로서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어. 물론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정치 공세라는 지적도 있었어.

4·2 재보궐선거의 기초자치단체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1곳(경북 김천), 민주당 3곳(서울 구로구·충남 아산·경남 거제), 조국혁신당(전남 담양)에서 승리했다. 사진은 권영세(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 /배정한 기자
4·2 재보궐선거의 기초자치단체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1곳(경북 김천), 민주당 3곳(서울 구로구·충남 아산·경남 거제), 조국혁신당(전남 담양)에서 승리했다. 사진은 권영세(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 /배정한 기자

◆4·2 재보궐 선거 패배?…한 당에서 나온 다른 시각

-국민의힘이 4·2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는 평가가 있던데?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 들었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5곳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민주당이 3곳(서울 구로구·충남 아산·경남 거제), 국민의힘이 1곳(경북 김천), 조국혁신당(전남 담양)이 1곳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여권의 참패, 야권의 승리'라는 평가야. 원래 5곳 중 4곳이 여권, 1곳이 야권 자치단체장이었던 구도가 완전히 뒤집힌거야.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여당이 보수 텃밭을 야당에 뺏겼다는 점이야.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어?

-당은 '패배라고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어.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겸허히 받아들인다. 다만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에 이 부분을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분석하는 것에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패배'라는 단어엔 다소 예민하게 반응했어. 기자가 패배 원인에 대해 묻자 "패배라는 표현은 저희가 쓰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어. '패배 원인 중 하나로 당의 극우적 행보를 보느냐'는 질의엔 "전혀 관계 없다. 표현이 이상하다. 당의 극우적 행보라니 표현이 이상하다"라고 반발하기도 했어.

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당선된 정철원(가운데) 조국혁신당 당선인이 2일 전남 담양군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 직후 기뻐하는 모습. 혁신당은 지난해 3월 창당 이후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을 배출했다. /뉴시스
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당선된 정철원(가운데) 조국혁신당 당선인이 2일 전남 담양군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당선 직후 기뻐하는 모습. 혁신당은 지난해 3월 창당 이후 처음으로 기초단체장을 배출했다. /뉴시스

-그런데 여권 일각에서 참패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적극 반대했던 김기현 의원은 3일 SNS에 "우리당은 참패했다"라며 "특히 경남 거제시장과 충남 아산시장 선거의 패배는 직전 단체장이 모두 우리당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어. 탄핵 국면에서 당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어. 김종혁 최고위원은 같은날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현재 지도부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는 모습으로 갔다. 이 부분에 대해 선거 결과가 보여주듯이 중도층이라든가 민심은 대단히 냉정하고 싸늘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

☞<하>편에 이어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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