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회 독재 李도 尹처럼 책임지고 퇴장”… ‘동반청산론’ 띄우기 [6·3 조기대선 개막]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08 19:49:10

국힘, 李 책임론… 파면충격 수습
‘헌재서 민주당 잘못도 지적’ 논리
“李 불출마를… 나오면 낙선시켜야”
홍준표 “도요새 따라 조개 떠나야”
김문수 장관 사의… 9일 출사표
한동훈, 10일 국회 본관서 출정식
국힘 선관위 9일 ‘경선 룰’ 논의
예비경선 후 최종 2인 본선 검토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론’을 부각하고 있다.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관계를 단절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데에서 입장을 바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정국 혼란에 책임이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열세에 몰린 정치지형에 변수를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앞줄 왼쪽)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오른쪽)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의 계엄이 권한 남용이라면, 민주당의 연쇄 탄핵도 권한 남용”이라고 강조한 데 이어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회 독재를 용납할 수 없고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쪽에서 법적 책임을 졌으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불출마하거나 대선에 나오더라도 반드시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은 이재명 민주당의 입법 독재와 일방적인 국회 운영도 잘못된 것이라고 명백하게 판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에도 권 원내대표는 당 사무처 당직자 조회에서 “윤 전 대통령도 잘못했지만 이 대표도 잘못했으니 둘 다 물러가라는 것이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간 “윤 전 대통령과의 인위적 거리두기는 없다”고 강조해 온 지도부 입장과는 다소 온도 차이가 있다.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자, 당이 이 대표와의 동반청산 형식으로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꾀하는 모양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제 도요새가 떠났으니 조개도 당연히 떠나야 한다”며 “우리 국민들이 어부가 될 차례”라고 했다.

“국민 뜻 따라 출마”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다른 보수 주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사의를 표했다.
김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9일)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가) 매우 뜻밖이고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국민들께서 원하고 있고, 국가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야 된다는 책임감도 느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정치권과 모든 국민이 단결해 국란(國亂)을 극복하고, 보다 더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저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지금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소통한 건 없다”면서도 윤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좀 보자”며 말을 아꼈다.

안철수 의원은 광화문 광장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국민은 이재명 민주당에 정권이 넘어갈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재명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저를 선택해달라”고 밝혔다.

“李 이길 사람은 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8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공식 출마를 선언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계엄 해제 요구안을 주도했던 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첫 회의를 열고 경선 룰과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선관위는 후보들을 두세 차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압축하고, 최종 후보를 2명까지 추려 본경선을 치르는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한편,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인 기존 예비 경선 룰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백준무·이지안·김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