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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은 우리 동네에서 이슈가 됐던 기사를 다시 까발리고 들춰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고 관심을 재조명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취재 뒷이야기, 기사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 앞으로 취재 계획 등을 딱딱하지 않게 써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보는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편집자주]
 | | 함안군청 전경. 함안군 제공 |
◆실무경력 충족 응시자는 탈락, 미충족 응시자가 최종 합격 ‘황당’
경남도민 여러분, 나아가 이 기사를 볼 국민 여러분. 세상에 아직도 이런 일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런 황당한 일이 발본색원이 될까요? 기자이기 이전에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답답합니다.
최근에 경남도 감사위원회에서 함안군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함안군의회에서 임기제 공무원을 뽑는데 사달이 일어났습니다.
정확히 언제 채용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경남도 감사위에서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000’ 식으로 블라인드 처리해서 말이죠.
다시 돌아와 집중하면, 이 시험 자격요건으로 3년 이상 예산·결산·회계 분야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경력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응시자가 제출한 경력사항의 근로사실과 업무내용 등을 제대로 확인하고 채용해야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 아닙니까?
설마 하는 그 우려. 예.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정상적이었다면 감사에 적발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겠죠.
응시자 A씨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다양한 실무경력과 전산회계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근무내용으로도 예산과 회계 관련 실무경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단지 경력증명서에 예산·결산·회계라는 직접적인 문구가 적혀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서류전형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반면 같은 시험에 응시했던 B씨는 경비업체에 소속돼 있으면서 탈북민을 위한 교육기관에 파견돼 특수경비와 회계보조 업무를 수행했다고 경력증명서에 적었는데 회계보조 경력이 모두 인정돼 서류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됐습니다.
응시자의 경력증명서 근무내용만으로 경력을 확인한 탓에 벌어진 것이죠.
이런 황당한 일은 또 있었습니다.
‘지방공무원 인사 분야 통합지침’에 따르면 비정규직 또는 비상근직 근무경력이 불분명할 때는 5인 이상으로 구성된 심의회를 열고 경력 인정 범위를 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 | 제302회 함안군의회 제1차 정례회 개회 모습. 함안군의회 제공 |
함안군의회는 또 다른 임기제 공무원을 뽑으면서 객관적인 경력증빙 자료가 없는 응시자 4명에 대해 담당부서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경력을 인정해 최종 합격시켰다가 감사에 적발됐습니다.
함안군의회는 2022년 1월 지방의회가 인사권이 분리된 후 처음 인사업무가 생겨나면서 채용에 대해 주의를 기울인다고 했지만 경험이 부족해 발생했다고 해명했는데, 궁색한 변명 같다는 생각은 저만 하는 것일까요?
이 변명이 통했는지 경남도 감사위는 임기제 공무원 채용 실무자 3명에 대해 훈계 처분하고, 감독책임자에게는 주의 처분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러니 “공무원은 철밥통”,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지적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한 식당 키오스크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
◆함안군 모든 부서가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절차 위반해
경남도 감사위 적발 사항이 여기서 그쳤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이번에는 혈세와 관련돼 있는 내용입니다.
눈이 번뜩이고 귀가 솔깃하시죠?
지방자치단체구매카드 사용절차에 따르면 품의→원인행위→지출 순으로 신용카드 사용 회계처리 절차를 지켜야 하고, 업무추진비 카드 일명 ‘클린카드’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이어 각 기관이 추가한 제한업종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함안군 24개 모든 부서에서 2020년 7월부터 감사가 진행된 지난 3월7일까지 사용한 업추비의 92%인 10억171만원을 절차를 위반해 부적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일부 부서에서는 클린카드의 의무적 제한업종도 설정하지 않았던 데다 직무관련성 증빙서류 없이 업추비를 쓴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기관경고 처분을 받은 함안군은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업무추진비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감사위에 알렸습니다.
소 잃기 전에는 외양간을 고칠 수가 없을까요? 아니면 소를 잃고 난 후라도 외양간을 고쳐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함안군 직원 5명 중 1명꼴로 감사 지적 받은 셈 ‘망신살’
함안군이 경남도 감사위에 지적 받은 사항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무리 지면 제약이 없는 온라인용 기사일지라도 2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모든 감사 내용을 다 적기엔 무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총 37건입니다.
감사 지적 받은 내용이 말입니다.
이 중에는 앞서 언급한 지적 말고도 △특정업체 수의계약 부적정 △가축전염병 예방관리 부적정 △취득세 감면대상 사후관리 부적정 건 등 기사에 못 쓴 내용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번 감사로 함안군은 총 85건(중복 포함)의 행정상 처분(시정·주의·통보·개선·경고)을 받았습니다.
또 징계 8명, 훈계 42명, 주의 98명 총 148명이 신분상 조치도 받았구요.
함안군 소속 공무원 정원이 740명인 것을 감안하면 20%, 5명 중 1명꼴로 감사 지적을 받은 셈입니다.
함안군 체면 구긴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온 동네방네에 망신살 한번 제대로 뻗친 거죠.
제가 이 일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독자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향후 감사 결과를 일반에 공개할지 말지를 두고 갑론을박 이야기도 나오던데 이런 지적을 과연 도민이 몰라서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아~그리고 함안군 종합감사 결과가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텟 포털사이트에서 ‘경남도 감사위원회’를 검색한 뒤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함안=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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