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자진출석했지만 조사 못 받고 귀가
쯔양 측 “협박으로 원치 않는 계약서 작성”
“구제역 등 ‘익명의 협박자’ 검찰 고발할 것”
중앙지검, ‘사이버렉카’ 사건 수원지검 이송
천만 ‘먹방’ 유튜버 쯔양의 과거 이력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15일 조사를 받겠다며 검찰에 자진 출석했지만, 조사를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그는 이날 “쯔양 측이 먼저 계약을 제시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쯔양 측은 이날 입장문 발표를 통해 “쯔양은 교모한 방식으로 협박하는 유튜버들의 눈치를 보며 원치 않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작성해야만 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 유튜버 쯔양 협박 의혹을 받고 있는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하기 전 녹취록 공개 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
구제역은 15일 오후 2시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휴대전화를 절도 당한 저의 실수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아픈 상처가 공개된 쯔양님과 쯔양님의 팬분들게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쯔양님께 공갈이나 협박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쯔양이 술집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제보를 통해 알고 있었을 뿐, 쯔양이 과거 남자친구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몰랐던 자신에게 쯔양 측이 먼저 5500만원에 달하는 용역 계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쯔양에게 받은 5500만원은 쯔양 측 입장을 들은 뒤 법원에 공탁하거나, 쯔양에게 직접 돌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장 발표를 마친 그는 민원실로 직행해 이른바 ‘황금폰’이라고 부르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증거로 임의 제출했다.
구제역은 이 휴대전화에 쯔양의 소속사 등과 계약 체결에 관해 통화했던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에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사를 받지 못하고 오후 3시30분쯤 귀가했다.
쯔양 측은 같은 날 검찰에 유튜버 구제역, 주작 감별사,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쯔양 측 법률 대리인은 입장문에서 “이번 공갈 사건이 발생할 당시 쯔양은 이미 많은 사건에 휘말리며 여러 가지 피해를 입었기에 심신이 매우 피폐해진 상태였다”며 “이로 인해 쯔양은 유튜버들의 금원 갈취 행위에 대응할 여력조차 없었으며 그저 조용히 홀로 피해를 감당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이처럼 쯔양은 철저히 ‘을’의 입장에 놓이게 됐고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교모한 방식으로 협박하는 유튜버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고, 결국 원치 않는 내용의 계약서까지 작성해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유튜버들이 유튜버 쯔양 협박 의혹을 받고 있는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의 검찰 자진 출석하는 모습을 방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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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양 측은 “쯔양의 일부 사건이 공론화 되며 쯔양의 피해에 대해 허위 사실을 당당하게 얘기하는 자들도 늘어나기 시작해 깊은 고민 끝에 고소 진행을 결정했다”며 “쯔양의 법률대리인이라고 사칭하며 쯔양이 구제역에게 공갈을 당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허위 인터뷰를 진행하는 자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란 점을 고지한다”고 설명했다.
구제역 등 유튜버들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순호)는 이날 이 사건을 사건 관할이 있고 다수의 관련 사건 수사와 재판을 진행 중인 수원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정현승)으로 이송한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2부는 이 사건과 관련한 유튜버들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관련 사건 5건을 수사 중이다.
앞서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구제역을 포함해 전국진, 카라큘라 등이 속한 일명 ‘사이버렉카 연합’ 유튜버들이 과거사를 빌미로 쯔양을 협박하고 금전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른바 ‘사이버렉카’는 남의 사건이나 사고로 시선을 끄는 유튜버를 일컫는다.
구제역은 쯔양에게 5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쯔양은 지난 11일 전 남자친구이자 소속사 대표였던 A씨로부터 4년간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A씨의 강요로 술집에서 일하고 광고 수익 등 40억원 상당의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쯔양은 A씨를 고소했으나 그가 사망함에 따라 해당 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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