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정부가 지역화폐 사업자와 카드사에 대한 대금 정산 시기를 차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사실상 지역화폐 사업자(코나아이)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역화폐 사업자 코나아이는 재난지원금 신청 수에 맞춰 정부에서 해당 금액을 선지급 받았다.
그 규모만 무려 조 단위에 달한다.
이후 업체 측에서 총액을 보유하면서 고객이 사용하면 그때마다 관련 금액을 대납하는 식으로 자금을 운용했다.
 
반면 카드사는 고객들이 지원금을 모두 사용하고 난 뒤 ‘후 정산’하는 형태로 자금이 지급됐다.
통상적으로 한 달이 지난 뒤에 대부분 금액에 대한 지급이 완료됐다.
일부 결제 금액은 지금까지도 정산이 진행 중이다.
 
정부가 대금 지급을 먼저 하느냐와 나중에 하느냐는 이자 및 운용 수익 측면에서 큰 차이를 촉발한다.
코나아이는 금액을 먼저 지급받은 만큼 고객이 사용하기 전까지 해당 금액에 대한 이자 및 운용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카드사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고객 결제대금을 먼저 갚은 뒤 '후 정산'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비례하게 이자 부담이 발생한다.
즉 코나아이는 관련 이자를 벌고, 카드사들은 오히려 이자를 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코나아이 측에서 이를 통해 챙긴 수익은 최소 수십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현상은 ‘여신 공여’에 대한 사업자 권한 때문에 발생했다.
현행법상 전자금융업자와 선불전자 지급 수단사업자는 회원에게 여신 공여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반면 카드사는 여신 공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부득이하게 대금 지급 시기를 달리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다만 이를 두고 애초에 공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업무 처리 방식이란 지적이 많다.
이러한 부작용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사전에 이를 방지할 완충 방안을 반드시 마련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애초에 재난지원금 지급 범주에 지역 화폐를 포함시킨 것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의 업무 처리 과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이에 따른 이자 수익 발생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왜 그냥 방치했는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결국 개별 지급 회사와 지자체 간 계약 관계인 만큼 세부적으로 관여하진 않았다”며 “지역 화폐 사업자를 포함한 건 지급 수단의 다양화 차원”이라고 말했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지역화폐 사업자에 비해) 신용카드사는 수수료율이 1%포인트가량 높고, 정산 주기도 하루가 더 길다”며 “재난지원금을 선지급받은 데서 발생한 이자 역시 0.1% 수준으로 크지 않아 기업 측면에서 사실상 큰 자금적인 이익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