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장애인들이 장애 비하 발언을 한 의원들에게 위자료를 청구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홍기찬)는 15일 지체장애인 조태흥씨(53) 등 5명이 전·현직 국회의원 6명(김은혜, 곽상도, 윤희숙, 이광재, 허은아, 조태용)과 박병석 국회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장애인 차별구제청구소송에서 박 의장에 대한 징계권 행사 및 규정신설 조치 청구를 각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 판결을 내렸다.
조씨 등 지체·청각·정신장애가 있는 당사자 5명은 지난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장애 비하 발언을 한 의원들과 국회의장을 상대로 차별구제청구소송을 냈다.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답변서에서 "‘외눈박이’, ‘절름발이’, ‘꿀 먹은 벙어리’, ‘집단적 조현병’ 등은 일반화된 표현"이라며 차별을 의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곽상도 전 의원 측은 "외눈박이에 대해 한쪽 눈만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만화나 동화 속의 가상 개체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소를 제기한 장애인을 비하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의원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지적하며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 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 바 있다.
소송을 제기한 주성희씨(27)는 이날 판결에 대해 "국회의원, 어느 당 대표의 한 마디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며 "그들이 가진 말의 힘 앞에 장애인들이 보호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아 당사자로서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당사자 측 소송 대리인 최갑인 변호사는 "당사자분들과 협의 하에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20일 장애인의 날에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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