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17일 취임사에서 '정의와 상식의 법치'를 법무부의 지향점으로 제시하며, 이날부터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6시30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1동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법무부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명칭이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며 영문 명칭 'Ministry of Justice'처럼 항상 시스템 안에서 '정의'(Justice)에 이르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와 상식의 법치'를 법무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언급했다.

한 장관은 법무부의 우선 숙제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따뜻한 법무행정'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에게 정의와 존엄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헌법상 최고 가치"라며 "인권 존중이란 목표엔 타협이나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법률지원을 강화하고, 범죄피해자 치유를 위한 종합적 지원체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선진 법치행정' 역시 함께 강조됐다.
한 장관은 "대한민국은 복잡한 국제정세와 경제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세계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법치행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번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라며 범죄예방·외국인 정책·교정·인권·법무·검찰 등 업무 분야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로 몇 배로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한 장관은 '중립적이고 공정한 검찰'을 주문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개혁, 진짜 형사사법시스템 개혁은 사회적 강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은 짧은 시간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사람들이고, 그런 공정한 시스템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대범죄에 대한 대응 공백을 최소화하고, 형사사법 체계를 바로 세우도록 최선을 다해 보자"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실력 있는 검·경이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한 장관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도 강조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헌법이 국민께 약속한 이 나라의 근본"이라며 "자유로운 경쟁은 이 사회 발전의 엔진으로서 적극적으로 장려돼야 하지만, 동시에 경쟁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과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고 전했다.
법무부가 이 같은 조화를 사법시스템 안에서 뒷받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부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겠다는 선언도 했다.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서민 다중에게 피해를 주는 범법자들은 지은 죄에 맞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한 장관은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룰이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을 시장참여자들에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치열하게 경험한 동료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소신을 갖고 정당한 업무수행을 한 공직자를 부당한 외풍으로부터 지키겠다.
그것은 동료 여러분께서 제게 해 주신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