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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게이트·거짓말에 내각 줄사퇴… 코너 몰리자 결국 ‘백기’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07-08 06:00:00

취임 3년 만에… 보수당 대표 사임
“후임 취임때까지 총리직은 유지”
英 존슨 총리 ‘불명예 퇴진’
코로나 시국 술파티 논란 고비 넘겼지만
측근 성비위 “몰랐다” 발뺌하다 들통
장차관 등 50여명 사의… 내각 붕괴 위기
2022년 가을 총리 선출… 리더십 공백 불가피
후임 트러스 외무·자하위 재무장관 거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7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가 총리관저 앞에서 집권 보수당 대표직 사임을 발표하면서 새 총리 선출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8)가 취임 3년 만에 결국 불명예 퇴진한다.

파티게이트(Partygate: 코로나19 봉쇄기간 음주파티 개최)에 이어 성비위 측근의 고위직 임명과 관련한 거짓말로 인한 사퇴 압박에 버티다 장차관급을 포함한 정부·당 간부인사 50여명의 줄사퇴로 내각 붕괴 위기에 몰리자 사임을 선택했다.

존슨 총리는 7일(현지시간) “집권 보수당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새로운 대표와 총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당의 의지임이 분명하다”며 “대표 선출 절차를 지금 시작해야 하며 다음 주에 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임 대표가 취임할 때까지 과도 총리직을 맡아 계속 국정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미 통치력을 상실한 상태로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하기 쉽지 않아 영국의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당은 여름에 경선을 치르고 10월 초 당대회 전에 새 총리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가 당장 총리직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에 대해선 벌써 논란이 일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존슨 총리가 직을 유지할 경우 불신임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나섰다.

여당 안에서도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어 언제까지 총리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존슨 총리는 성비위 측근 인사의 당 고위직 인선과 관련한 거짓말로 정치적 직격탄을 맞았다.
존슨 총리 측근인 크리스토퍼 핀처 의원은 지난달 클럽에서 술에 취해 남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주 보수당 원내부총무를 사임했다.
존슨 총리는 핀처 의원이 2019년 외무부 부(副)장관 시절 다른 성비위를 저지른 사실을 알고도 올해초 원내부총무 임명을 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존슨 총리는 이에 대해 처음에는 “과거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가 “인지했으나 정식 문제 제기는 없었다”, “보고를 받았지만 기억하지 못했다”며 수차례 말을 바꿨다.
연이은 의혹 제기에 존슨 총리는 5일 결국 “사안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거짓말 사실이 확인되자 무더기 사퇴가 이어졌다.
하트 웨일스담당 국무장관이 6일 존슨 총리 사퇴를 요구하며 사의를 밝혔다.
5일에는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이 사임한 데 이어 6일까지 여당 의원이 겸직하는 내각 장차관급을 포함해 정부와 당의 고위직 인사 50여명이 사의를 밝혔다.
존슨 총리는 자진 사퇴를 권고한 보수당 거물 마이클 고브 주택부 장관을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며 버텼으나 결국 백기를 들었다.

존슨 총리는 앞서 코로나19 봉쇄기간 방역수칙을 어기고 총리관저에서 술판을 벌여 불신임 직전까지 갔다가 지난달 당내 신임투표에서 불신임표 부족으로 가까스로 자리를 보전한 바 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혼란스럽던 2019년 7월 취임했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상황에서 배턴을 이어받아 브렉시트를 완수해 취임 초반 강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브렉시트 후 유럽연합(EU)에 각을 세우고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후엔 대러시아 강경 대응에 앞장서 지지층 결속을 시도했지만 도덕성 훼손 문제를 만회하지 못했다.

전임 메이 총리 역시 신임투표 통과 후에도 동료 의원들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재차 신임투표가 추진되자 물러난 바 있다.
당시 메이 전 총리를 몰아내는 데 앞장섰던 존슨 총리가 이제는 같은 처지가 됐다.

트러스 외무부 장관

존슨 총리 후임으로는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나딤 자하위 재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러스 장관은 떠오르는 정치 스타이자, 보수당 정권 최초의 여성 외무장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개인에 대한 제재를 적극 옹호하면서 인기가 더 치솟았다.
트러스 장관이 존슨 총리의 측근이라는 점은 약점이다.

자하위 재무장관

자하위 장관은 최근 10년 새 보수당 내에서 입지를 크게 확대한 인물로, 수낙 전 장관이 사임한 지 단 몇 시간 만에 장관으로 발탁됐다.

후임에는 또 앞선 20019년 대표 경선에서 존슨 총리와 경쟁했던 제러미 헌트 전 외무부 장관, 자비드 전 장관, 고브 전 장관을 비롯해 수낙 전 장관, 페니 모던트 전 국방부 장관, 벤 월리스 국방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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