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인터뷰에서 케네디 명연설 응용
"나토가 핀란드 위해 무엇을 할지는 물론
핀란드가 나토 위해 무얼 할지도 중요해"
 | |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왼쪽)이 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출연해 크리스티안 아만포 앵커와 인터뷰하는 모습. CNN 방송 화면 캡처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핀란드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못지않게 핀란드가 나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진지하게 고민하겠습니다.
”
최근 나토 가입을 사실상 확정짓고 기존 회원국들 정부 및 의회의 비준 절차만 기다리는 핀란드 대통령이 나토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며 존 F 케네디(1917∼1963) 전 미국 대통령의 명연설을 응용해 눈길을 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국제문제 전문기자로 유명한 크리스티안 아만포 앵커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마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이 전해졌기에 아만포는 향후 영국 정치 상황의 전개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 등에 관한 질문부터 던졌다.
존슨 총리를 비롯해 영국 정계 거물들과 절친하게 지내온 니니스퇴 대통령은 “(사임 소식에) 다소 충격을 받기 했으나, 영국은 민주주의 역사가 워낙 깊은 나라인 만큼 큰 혼란 없이 상황을 잘 수습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도 “국제사회가 일치단결해 지원하고 있는 만큼 영국의 정권교체가 전황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전 초반과 달리 요즘은 러시아군이 승기를 잡고 우크라이나군은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라 제기됐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계속 항전하는 길을 택할 것”이라며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어 “언젠가 어느 시점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겠으나, 그것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왼쪽)이 지난 1일 즈비그니에프 라우 폴란드 외교부 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적극 지지했다.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SNS 캡처 |
핀란드는 올해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오랫동안 유지해 온 중립 노선을 내던지고 나토 가입을 결심했다.
핀란드는 1939년 11월 소련(현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해 이듬해인 1940년 3월까지 이어진 ‘겨울전쟁’에서 져 상당한 영토를 소련에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있다.
지금도 러시아와 약 1300㎞의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어 극심한 안보 불안에 시달리는 중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나토에 임하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나토가 핀란드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못지않게 핀란드가 나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1961년 당시 케네디가 대통령 취임사에서 미국 국민들을 향해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지 말고 자신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라”고 말한 것을 연상케 한다.
이는 미국 역사상 손꼽히는 명연설로 통한다.
‘핀란드가 나토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로 니니스퇴 대통령은 지정학점 이점과 효율적 군대를 들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핀란드는 러시아와 약 1300㎞에 걸쳐 국경을 접하고 있다.
국토 면적도 유럽 국가 중에선 제법 넓은 편이다.
만약 나토 연합군이 핀란드를 거점 삼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경우 제2의 대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수도 모스크바까지 순식간에 위험해진다.
여기에 핀란드는 징병제에 기반한 막강한 군대를 갖고 있다.
핀란드군의 전사 기질은 80여년 전의 겨울전쟁에서 충분히 입증됐다.
결과적으로 소련이 이기긴 했으나 사상자 숫자 등 손실 면에선 소련이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애초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처럼 핀란드도 자국에 강제로 병합하려던 소련은 핀란드군의 끈질긴 저항에 놀라 이를 포기했고 핀란드는 독립국으로 남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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