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고의성 불인정’ 유죄 뒤집어
전치 3주 상해 혐의도 인정 안 해
검찰의 ‘채널A 사건’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장관(당시 법무연수원 부원장)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정진웅(사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게 2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원범)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상해 혐의로 기소된 정 연구위원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이같이 선고했다.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정 연구위원의 ‘폭행 고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한 장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려던 중 의도치 않게 중심을 잃고 피해자의 몸 위로 쓰러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상과 달리 바닥에 떨어진 것이라면 피해자의 신체에 유형력(신체에 고통을 줄 수 있는 물리력)을 행사하게 되는 결과와 그 위험성을 용인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이 사건 이후 피해자의 상태는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는 정도로 보인다”며 상해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의 증거인멸 시도 등은 없었다고 보여, 정 연구위원의 행동이 적절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반성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 연구위원은 선고 뒤 “검찰과 1심 재판부가 오해한 부분을 바로잡아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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